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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동유럽까지 확장… ‘하나이면서도 여럿인’ 현대 유럽의 파노라마

입력 : 2017-06-17 03:00:00 수정 : 2017-06-16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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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S 린드먼 지음/장문석 옮김/삼천리/3만9000원
현대 유럽의 역사/앨버트 S 린드먼 지음/장문석 옮김/삼천리/3만9000원


지금까지 유럽사는 대개 서유럽인 영국, 프랑스, 독일 중심의 역사 서술이 많았다.

그러나 이 책 저자는 러시아와 동독, 폴란드, 헝가리, 옛 유고연방, 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이 현대 유럽사의 주요 변수였음을 설명한다. 늘 유럽 변방으로 다뤄진 러시아와 동유럽이 현대 유럽 판도를 형성한 주요 변수였음을 새삼 깨닫도록 해준다. 서유럽사에 치우친 역사 서술을 재조정하여 ‘하나이면서도 여럿인’ 오늘날 유럽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저자의 서술 방향이다.

미 캘리포니아대 역사학과 명예교수인 저자 앨버트 S 린드먼은 현대 유럽연합의 딜레마를 조명하면서 ‘역사의 교훈’과 ‘과거 청산’을 주장한다. 낡은 질서를 한꺼번에 무너뜨린 프랑스혁명과 강력한 반동, 제국주의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지배한 트라우마는 현대 유럽을 짓누르고 있다.

저자는 “‘역사에 무지한 사람들은 늘 역사를 되풀이할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한 스페인 출신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처럼, 오늘 유럽연합의 지도자들도 ‘역사의 교훈’과 ‘과거 청산’이라는 숙명에서 감히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유럽 문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물질적 부와 군사적 힘으로 상징되는 두려운 권력으로 성장했다”면서 “하지만 유럽은 1914년부터 1945년까지 쇠퇴하여 충격적일 정도의 비합리성과 잔인함, 그리고 함께 유럽을 이루고 있던 동료 민족에 대한 대량 학살의 심연으로 추락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중요 쟁점 중심으로 유럽사를 써나갔다. 종래 중요한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문제 중심으로 현대사를 썼다. 문제 중심의 역사 서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역사 개설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한다. 흔히 역사 서술이란 무미건조하고 고리타분해지기 때문이다. 현대 유럽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책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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