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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현실과 동떨어진 한국당의 ‘패러디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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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9 19:10:11 수정 : 2017-06-19 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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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이 지난 18일 발표한 ‘강경화 후보자 임명 강행, 문재인 대통령에게 민주당 논평을 돌려드린다’ 제목의 패러디 논평에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야3당이 한목소리로 국민이 원하는 협치를 위해 그토록 간절히 요청했으나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며 “강 후보자 반대는 결코 발목잡기가 아니다. 도덕성도 능력도 부족한 인사를 공약에 반해 추천하고 흠없다 강변한 문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의 2016년 9월 4일자 논평을 되돌려 드린다”며 자신이 이 대변인의 논평을 패러디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을 문 대통령으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 이름만 바꾸고 민주당 논평을 인용했다. 심지어 접입가경(점입가경의 오자)도 그대로 적시했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과 현 집권세력이 9개월 전 야당시절에 비판한 박근혜정부의 불통과 똑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지적하기 위해 이 대변인의 논평을 패러디한 그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대변인의 논평이나 성명은 소속 당을 대표해 당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정 대변인이 민주당의 논평을 인용하기 전에 전체 내용을 꼼꼼히 살펴봤는지 의문이 든다. ‘문재인정부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장관의 해임 건의는 물론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을 무효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는데,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출범한 지 40일에 불과한 정권에 레임덕 운운한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당내 어느 누구도 입도 뻥긋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의 해임 건의와 무효화는 생뚱맞게 들린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일은 야당의 책무다. 합리성과 설득력이 뒷받침돼야 국민이 공감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당에게 보복을 일삼고 정치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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