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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洪 대안론’에 가려진 한국당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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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0 21:51:34 수정 : 2017-06-20 21: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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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일부 의원 ‘암묵적 거래’ 냉소주의 초래 ‘7·3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에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기자가 최근 만난 한국당 의원들은 자신들도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홍준표 대안론’을 주장했다. 의원들에게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 대표가 되면 극단적 정치공세 등으로 민심을 역행할 공산이 크고, 그러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할 것이란 여론이 많은데 왜 그를 당 대표감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래도 대선에서 24% 득표한 홍 전 지사가 강한 리더십으로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폐족이 된 친박(친박근혜)계에 당을 맡길 수는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남상훈 정치부 차장
이에 기자는 “홍 전 지사가 품격 없는 막말과 남탓으로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게 하고 비판 세력은 무조건 척결 대상으로 삼는 ‘안하무인’ 태도로 당내 분란을 야기해 당을 폐업처리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그들은 일제히 “그럴 수 있다”고 공감했다. 황당한 답변에 기자는 “당을 망칠 수 있는 인사가 어떻게 대안이 되냐”고 되물었다. 그들은 “어차피 망해 바닥을 봐야 할 텐데 가장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 되지 뭐…”라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말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냉소주의는 홍 전 지사와 일부 의원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암묵적 거래’에서 초래됐다는 관측이다.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듯하다. 당권 장악을 통해 보수진영의 주류로 변신해 내년 서울시장 도전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치적 야욕설’이 제기된다. 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방탄 대표’가 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 의원은 “홍 전 지사가 당 대표가 되면 대법원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담 때문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당협위원장, 지방선거 공천 등을 확보하기 위해 홍 전 지사에 줄을 서고 있다. 홍 전 지사를 돕고 있는 초선의원은 한국당을 탈당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한 수도권 의원은 기존에 임명된 원외 당협위원장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홍 전 지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방선거에 자치단체장 출마를 저울질 중인 지역구 의원 역시 홍 전 지사의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홍 전 지사의 리더십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 전 지사는 2011년 12월 당 대표 시절에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파문으로 2004년 탄핵 역풍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았다. 그것도 이듬해 4월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홍 전 지사는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했던 다른 지도부가 그를 강력 비판했다. 그럼에도 그가 버티자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이 잇따라 사퇴해 결국 지도부가 와해됐고 홍 전 지사는 7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권주자인 원유철 의원은 홍 전 지사를 겨냥해 “막말이 강한 야당을 만든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홍 전 지사의 표리부동한 행태가 국민의 불신을 부추겨 당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 전 지사가 당을 위해 악역을 맡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발언은 정치적 이익을 위한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홍 전 지사가 정치적 야욕에 매몰된다면 당을 몰락시키는 ‘진짜 악역’을 맡게 될 것이다.

남상훈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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