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돌아와 ‘제2 전성기’ 연 이근호… 성남 떠나 J리그 가는 황의조

입력 : 2017-06-20 21:29:29 수정 : 2017-06-20 21:29: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李 ‘대관령 테베즈’로 강원 돌풍 주역
13년간 3개국 10팀 유니폼 입어
2012년 울산 ACL 정상에 올려놓아
카타르로 이적 뒤 부진… 국내로 복귀
전북·제주서 맹위… 대표팀 재승선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강원FC 공격수 이근호(32)는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다. 2005년 인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그는 13년간 3개국 10팀 유니폼을 입었다. 황금기는 2012년이다. 당시 울산 현대에서 뛰던 그는 팀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 공을 인정받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전에 골을 넣어 화려하게 빛났던 이근호는 2015년 1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소속팀 엘 자이시(카타르)에서도 부진한 그는 결국 여름 전북 현대에 임대 선수로 돌아왔다. 이듬해 제주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해 12월 도민구단 강원으로 이적하는 결단을 내렸다.

강원은 비시즌에 이근호, 정조국(33) 등 대형 선수를 영입해 기대를 모았으나 초반 5경기에서 1승2무2패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5월부터 폭풍 5연승을 달리더니 어느새 ACL 진출 마지노선인 3위까지 올라왔다. 강원 돌풍 중심에는 바로 ‘대관령 테베즈’로 거듭난 이근호가 있다.

이근호는 올 시즌 전경기(14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기록 자체만 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와 공격 기회를 만들고 희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난 18일 제주전에서는 카타르전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았지만 자원해 선발로 뛰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K리그 클래식 강원FC 공격수 이근호(왼쪽 사진)가 올 시즌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팀의 돌풍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K리그 챌린지 성남FC 공격수 황의조는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게 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근호는 20일 통화에서 “몸 상태가 괜찮아서 뛴 거였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원래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어릴 때보다 폭발력이 떨어져서 다른 쪽으로 보완하려다 보니 좀 더 희생하려고 한다”며 “시즌 초반과 달리 선수 개개인 특성도 파악돼 조직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팀의 상승세와 더불어 이근호 역시 지난달 대표팀에 2년5개월 만에 합류했다. 지난 14일 카타르전에서 전반 30분 손흥민(25·토트넘)과 교체투입된 이근호는 날카로운 돌파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근호는 2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친정팀 전북을 만난다. 전북은 ‘심판 매수’ 스카우트 A씨 자살 사건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17일 전남을 3-0으로 격파해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근호는 “3위까지 올라왔는데 다음 경기를 잡으면 목표로 삼은 ACL 진출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번 전북을 만나 비겼는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지난해 11월20일 K리그 성남FC의 공격수 황의조(25)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어깨 탈구 부상을 무릅쓰고 경기에 나섰지만 1-1로 비기면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남 유스팀 풍생고를 거쳐 2013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남 맨’이다. 그만큼 데뷔 이래 처음 겪는 팀의 몰락에 좌절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절치부심하던 황의조가 일본으로 떠난다. 20일 성남 구단은 황의조가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총 2년이며 이적료 등 구체적인 조건은 비공개다. 올겨울까지 감바 오사카는 황의조에 15억~20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제시하며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성남은 올 시즌에도 2부 리그 5위(6승5무6패·승점23)에 머물러 있어 2위까지 주어지는 승격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황의조 입장에선 더 큰 물에서 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팀이 강등된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자니 선수들과 팬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훗날 성남으로 복귀를 약속한 것도 팀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책임감 때문이다.

황의조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팀 강등은 축구 인생에서 제일 좋지 않은 기억이다. 프로 데뷔 후 성남에만 계속 머물렀기 때문에 시원섭섭하다”며 “올해 승격하기 위해서 선수들이 다 같이 뭉치고 있다. 비록 나는 일본으로 가지만 앞으로도 성남을 계속 응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감바 오사카는 2014년 리그 역사상 두 번째 3관왕(리그·천황배·J리그컵) 위업을 달성한 신흥 강자다. 감바 오사카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성남과 같은 F조에 편성됐는데 당시 1차전에서 2-0 패배를 안겼던 선수가 황의조다. 황의조는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쐐기골까지 뽑아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에 감바 오사카는 2015년부터 꾸준히 황의조의 영입을 시도했다. 황의조는 박경훈(56) 성남 감독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최근 재정 문제를 겪고 있는 팀 내부 사정과 맞물려 이적하게 됐다.

황의조는 “감바 오사카는 세밀한 패스축구를 하는 팀이다. 좋은 패스가 들어온다면 득점 기회를 최대한 살려보겠다”며 “원래대로 스트라이커를 맡고 싶다. 팀 강등의 아픔을 겪고 나니 두려운 것이 없다. J리그는 아직 낯설지만 당차게 부딪쳐서 반드시 성공신화를 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안병수 기자 r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