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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한때 우승 문턱에서 자주 넘어져 ‘새가슴’으로 불렸다. 존슨이 달라진 건 2012년 약혼녀 폴리나를 만나면서부터. 폴리나의 내조로 불우한 과거를 딛고 선수생활의 평정을 찾았다. 폴리나는 아빠의 지원도 이끌었다. 존슨 장인은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 그는 사위의 멘털훈련을 도왔고 존슨은 지난해 US오픈을 재패했다.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대선 1차 투표 승리 직후 자축연에서 부인 브리짓 트로뉴를 무대로 불러 소감을 밝혔다.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고. 20살 이상 연상인 브리짓은 대선에서 남편의 연설문 작성을 챙기고 유세에 동행하는 등 맹활약했다.

스포츠나 정치나 내조의 힘은 대단하다. 특히 영부인은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역대 영부인의 내조 스타일은 조용하고 차분한 ‘조신형’과 활달하고 적극적인 ‘참여형’으로 대비된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화끈한 참여형이다. 소탈하고 친근한 소통 방식의 ‘유쾌한 정숙씨’는 국민적 호응을 받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청와대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을 대신해 직접 보훈단체 수상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튿날엔 여당 지도부 만찬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대통령의 정치적 회동에 영부인이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어젠 여당 의원 부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하며 대선 노고를 치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TV 연속극 등을 홀로 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최순실에 의존한 건 내조할 배우자가 없었던 탓도 클 수 있다. 그러나 ‘내조정치’가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정당 대표나 유력 정치인의 부인만 하더라도 위세가 엄청나다. 2000년대 한 야당 대표 부인은 선거 공천을 쥐락펴락했고 그와 가깝게 지냈던 여성 의원은 실세 행세를 했다. 주변에서 알아서 모시는 문화 때문이다. 영부인이면 오죽 하겠는가. 역대 정부에서 영부인 주변의 비리와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스캔들로 시끄럽다. 반면교사로 삼아 경계해야 한다. 과유불급이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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