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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세자교체로 '중동 패권행보' 강화되나

입력 : 2017-06-22 10:19:23 수정 : 2017-06-22 1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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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예멘내전·카타르 고립 같은 과격성 주목
"군사·자금력 과시 선호…각종 현안에 결단력 커질 듯"
제1 왕위계승자 교체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패권주의 행보를 재촉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측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현직 1순위 계승자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58)와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의 성향을 비교하며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1일(현지시간) 친아들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을 제1왕위계승자로 책봉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그간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58) 내무장관은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
사진은 2015년 9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우디의 부왕세자 모하마드 빈살만 국방장관(왼쪽)과 왕세자 모하마드 빈나예프 내무장관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최근 2년간 시행한 과감한 개혁의 선봉에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가 예멘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설계하고 고통스러운 경제개혁에 시동을 걸었으며 이란과의 반목을 부추기고 카타르의 고립을 유도한 실세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밀려난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자는 경험이 우러난 신중한 목소리, 살만 국왕의 성급한 결단을 잠재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돼왔다.

이처럼 성향이 상반된 두 인물이 전격 교체됨에 따라 사우디의 미래가 훨씬 더 모험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사우디 전문가 앤드루 보언은 "모하마드 빈살만이 국내에서 사회개혁을 마무리하려고 사우디의 초강성 국수주의를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언은 "느리고 신중하며 실용주의적인 모하마드 빈나예프와 비교할 때 완고하고 충동적이며 더 국수주의적인 지도자를 왕위계승자로 두는 것은 하나의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자는 그간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를 비판하지 않았으나 이란, 카타르와의 관계를 포함해 중동의 합의를 막후에서 도모하는 사우디의 전통적 역할을 지지했다.

반면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질적 통치자이자 과감한 성향을 보이는 모하마드 빈 자예드와 긴밀하게 교류하며 사우디의 군사, 자금력 과시를 옹호해왔다.

사우디 정치평론가이자 기업인인 아흐마드 알-이브라힘은 "사우디의 외교정책이 더 개방적이고 역동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이브라힘은 "예멘 내전이든, 카타르와의 관계에서 불거진 사태이든, 뭐든 간에 현안에서 사우디의 과감한 결단이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이미 실세로 활동하고 있었기에 사우디가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사우디 애널리스트인 모하마드 알랴햐는 "외교, 경제, 국방정책과 관련해 지각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모하마드 빈살만이 벌써 꽤 오랫동안 이런 정책 결재를 책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WSJ는 실제로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최근 몇 달 동안 어린 왕자들을 정부 요직에 임명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기 권한을 확대해왔다고 보도했다.

그 때문에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자가 밀려나는 것은 점점 더 시간문제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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