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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흔들리는 아베 리더십…관료조직 반란 신호탄?

입력 : 2017-06-22 19:35:33 수정 : 2017-06-22 19: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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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후에도…'사학 특혜' 관련 문부성 문건 추가 공개
굳건했던 ‘아베 1강’ 체제 아래에서 수년간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최근 일본에서 속출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가케 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문부과학성의 내부 문서가 잇달아 외부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총리 관저(총리실)는 ‘관료 조직의 반란’을 의심하고 있다.

아베정권은 2014년 국가공무원제도개혁관련법을 만들어 내각인사국을 창설했다. 이에 따라 총리 관저가 중앙 부처 심의관급 이상 간부 약 600명의 인사권을 장악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독자 정보망을 통해 공무원들의 문제점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료 조직이 아베 총리와 관저의 의향을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총리 관저를 담당하는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에 가케 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압박하는 정황을 담은 문부과학성 내부 문서가 아사히신문과 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스가 장관은 ‘괴문서’라고 일축했고, 예전 같으면 그대로 묻힐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직 차관에 이어 현직 공무원들의 추가 증언이 이어지자 결국 정부는 “일부 문서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머리를 숙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 관방 부장관이 이 문제에 관여한 정황을 담은 문부과학성 내부 문서가 추가 공개됐다. 관저의 한 관계자는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계속되면 정권 붕괴가 시작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사학 스캔들’의 다른 주인공 ‘모리토모 학원’도 최근 검찰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부정 수령 혐의로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강화하자 반격에 나섰다.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이사장은 받은 기부금을 돌려주겠다며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운영하는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주점을 전날 찾아갔다. 하지만 아키에 여사는 주점에 없었고, 직원은 대리 수령을 거부했다. 국유지 헐값 매입 과정에 아베 총리 부부가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국회에 불려나갔던 가고이케 전 이사장은 “아키에 여사를 통해 아베 총리로부터 기부금 100만엔(약 10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해 아베 총리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인물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아베 총리의 말이라면 ‘예스’만 외치던 자민당 내에서 ‘노’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민당 내 헌법개정추진본부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달 내놓은 독자 개헌 구상을 바탕으로 개헌안 마련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상은 “2012년 자민당 초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의 개헌안은 그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얘기”라며 “총리가 직접 당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시바 전 방위상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해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총리와 대결할 계획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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