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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도심 무법천지로 만든 민노총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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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3 00:54:14 수정 : 2017-06-23 00: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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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이 무법천지로 변했다. 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8000여명이 지난 20∼21일 출퇴근 시간에 인도와 일부 차로로 행진하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시위대에 꼼짝없이 갇힌 버스와 택시 승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한 승객은 택시로 기본요금이면 될 거리를 세배 요금을 주고 출근했다고 한다. 일부 승객은 항의했다가 시위대로부터 되레 집단 야유를 들었다. 조합원들이 노숙 집회를 벌인 청계광장 등지에선 한밤중 술판이 벌어졌다. 웃통을 벗어젖히고 노상방뇨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노동계는 정권교체에 대한 지분이라도 요구하려는 듯 각종 집회·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민노총 등 수십개 단체가 참여하는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이 내일 서울시청 앞에서 6000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연 뒤 미국대사관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민노총은 30일을 기해 비정규직과 장애인 여성 등 소외계층의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한 ‘사회적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예고도 했다. 금요일 퇴근길과 겹쳐 극심한 교통혼잡과 시민 불편이 불 보듯 자명하다.

민노총의 무법 행태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경찰 대응 탓이 크다. 예전엔 출퇴근 시간대의 시가행진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최근 집회·시위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식으로 바뀌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인권 경찰 구현을 내세운 데 따른 현상이다. 집회·시위 현장에 버스 차벽이나 물대포는 일절 배치되지 않았다. 교통경찰들이 나와 안내인 역할을 했고 경비병력 2700여명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행위에는 단호할 필요가 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관련법이라도 고쳐야 한다.

민노총도 시민 불편을 볼모로 해야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신들이 적폐 청산을 외치지만 집단의 힘으로 타인의 권리를 짓밟는 행태가 바로 적폐가 아닌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은 민노총 같은 특권 노조의 행태를 적폐로 보고 있다. 민노총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총파업을 내세우기에 앞서 그에 걸맞게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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