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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앞길 50년 만에 전면 개방… 24시간 '열린 청와대'

입력 : 2017-06-22 18:47:33 수정 : 2017-06-22 22: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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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분수대 구간 1·21사태로 통제 / 김영삼정부 이후 주간에만 개방하다 26일부터 야간에도 일반인 통행 가능 / 靑 배경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허용돼
청와대 앞길이 오는 26일부터 24시간 전면 개방된다. 1968년 1월21일 김신조 등 북한 124부대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한 사건 이후 통제됐던 청와대 앞길이 약 50년 만에 완전히 개방되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 경호실은 26일부터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전면 개방하는 등 열린 청와대를 적극 구현하고 시민 편의를 확대하는 조치를 전격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앞길은 춘추관에서 정문 앞 분수대 광장을 동서로 잇는 구간을 말한다. 김영삼정부가 출범한 1993년 2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으나 지금껏 야간(오후 8시∼오전 5시30분)에는 통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주간에도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 경찰이 오가는 시민을 검문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 주변 5개 검문소의 평시 검문을 실시하지 않고 바리케이드가 사라지며 서행을 유도하는 교통안내초소가 설치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야간 경복궁 둘레길 통행이 자유로워져 서울의 대표적 산책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도 경비초소나 보안이 필요한 시설을 찍는 것이 아니라면 모두 허용된다. 인왕산에서 청와대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경내 촬영이나 지리정보 활용 등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금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내부 모습은 이미 구글 검색만 해도 다 드러난다”며 “보안 수준도 현실에 맞춰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규제가 (현실에) 뒤떨어져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경호실이 50년만에 오는 26일부터 청와대 앞길을 하루 24시간 동안 전면 개방한다고 밝힌 가운데 2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 포토존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남정탁 기자
청와대는 이번 조치를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광화문 시대’로 향하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 대통령 시대에 대통령이 있을 곳은 구중궁궐이 아니라 광화문 청사”라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대통령상을 제시했다. 이는 ‘친절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지향하는 경호실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김신조는 1·21 사태 당시 생포된 후 “박정희 목 따러 왔수다”라며 침투 의도가 청와대 습격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정부가 향토예비군 창설을 서두르고 청와대 주변 길과 산악로를 폐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때인 1993년 인왕산이 민간인에게 개방되고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북악산이 개방되는 등 금단의 영역은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대통령 경호실이 오는 26일부터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길 검문소 근무자들이 경비 근무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일각에서는 청와대 주변 통행 인구·차량 증가가 예상되고 취약시간대 청와대 앞이 일반에 노출됨에 따라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주영훈 경호실장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 앞길 개방에 따른 불안요소인 야간 통행 시민 안전 보장과 경호·경비 안전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했고, 우리가 능히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저희 경호 역량이 보다 뛰어났더라면 더 빠르게 개방할 수 있었을 텐데, 청와대 지역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실장으로서 1968년 이후 50년간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호실은 올해 특수활동비 15억원, 업무추진비 5억원을 절감해 16억원은 정부 일자리 창출 재원으로 반납하고 4억원은 경호실 공무직 신규채용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주 실장이 밝혔다. 주 실장은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용도에만 엄격하게 쓸 것”이라며 “2018년도에는 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특수활동비를 21%(22억원) 줄이고, 업무추진비는 26%(5억원)를 삭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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