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압독국 지배층 무덤 발굴 순장자 추정 어린이 인골 함께 출토

경산서… 은제허리띠·순금 귀걸이 등 나와

경북 경산에서 1500여년 전 고대왕국 압독국(押督國)의 최고 지배층의 것으로 보이는 무덤이 발굴됐다. 무덤에서는 순장자로 추정되는 인골 2구도 함께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산시와 한빛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에서 매장 당시 복식을 그대로 갖춘 압독국 최고 지배자 무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무덤은 5세기 말 또는 6세기 초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에서는 은제허리띠, 순금제의 가는 귀걸이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한 유골이 발굴됐다.

유골 발치에서는 금제 귀걸이를 한 어린아이와 성인의 인골이 각각 1구씩 출토됐다. 연구원 측은 이들이 순장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경산시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1500여년 전 삼한시대 소국, 압독국을 다스린 최고 지배층 것으로 보이는 무덤.

순금제의 가는 고리 귀걸이.
경산시 제공

임당동 구릉 말단부에 자리한 임당 1호분은 5기 정도 묘곽을 잇따라 축조해 봉분이 이어지게 한 연접분 형태를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1A호는 타원형 봉분 내부에 직사각형 으뜸덧널과 정사각형에 가까운 딸린덧널을 창(昌)자 형태로 배열한 것이다. 딸린덧널에서는 큰항아리와 짧은목항아리, 긴목항아리, 굽다리접시 등의 다양한 토기류가 가득 채워진 상태로 출토됐다. 금동제 말안장, 철제 발걸이 등의 말갖춤도 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산시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신라의 지방세력이 축조한 것이다. 그동안 이 일대에서 발견된 무덤 1500여기 가운데 규모가 큰 무덤은 대부분 도굴되거나 훼손돼 원형을 유지한 것이 거의 없었다. 1982년 임당동 고총과 1987년 조영동 고총이 발굴되면서 문헌기록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압독국 지역에서 세를 이루던 지배층 무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빛문화재연구원 측은 “이번 발굴에서 다양한 종류의 금공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인골이 확인된 만큼 삼국시대 상장례와 순장 풍속 등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