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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1971년 대선. 박 전 대통령이 신승하자 ‘중앙정보부를 앞세운 관권선거’ 의혹이 불거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락 중정부장에게 “나는 박 후보에게 진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졌소”라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과거 불·탈법선거가 끊이지 않았던 탓에 불복 심리가 똬리를 틀었다. ‘대선불복 대 부정선거’ 구도. 역사적으로 되풀이돼온 승자와 패자의 공방 프레임이다.

2002년 대선에서 또 고배를 마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표차는 57만여표. 대선 과정에서 ‘병풍’ 공작정치 논란이 일었던 터라 이 후보 측에선 불복 분위기가 팽배했다. 전자개표 조작설이 번지면서 한나라당은 2002년 12월 24일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수작업’ 재검표가 실시됐고 결과는 몇백표 조정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대국민사과 성명을 냈다.

10년 만에 보수정권을 탈환한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직후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2009년 관훈포럼에서 “지난해 봄 촛불시위 군중들은 대선불복 세력이 다수를 조작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불렀다. 이 대통령은 이듬해 여름휴가 중에 이씨를 초청해 1박2일을 함께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2013년 10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발표해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수혜자”라며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결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대선불복으로 몰아 반격했다. 5·9 대선 직전엔 2012년 대선 개표 조작 의혹을 다룬 영화가 나와 선관위가 “공개 검증하자”고 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경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대선불복”이라고 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어제 “지나치다”며 “우리가 언제 대통령을 단 한번이라도 부정한 적 있나”라고 반문했다. “문재인정부는 오래 못 간다”는 이철우 의원, 홍준표 전 후보의 험구가 나온 뒤라 내심 뜨끔했을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비행 중이라 대선불복 세력으로 찍히면 낭패다. 안 그래도 한국당은 인기가 바닥이다. 당명 5행시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욕만 바가지로 먹고 있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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