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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與원내대표 눈물, 여야 협상장서 흘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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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3 19:18:39 수정 : 2017-06-23 23: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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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담 결과를 설명하다 감정이 격해져 울컥하며 눈물을 훔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3년 당시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원내수석부대표였던 그는 정직했고 정치력이 돋보였다. 이른 아침에 우 수석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그날 오후에 열릴 국회상황을 물으면 거짓없이 솔직히 설명해 줬던 걸로 기억한다. 우 수석부대표가 ‘국회가 된다, 안 된다’고 하면 본회의는 거의 그대로 진행됐다.

그런 그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국회정상화에 사실상 합의를 했는데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자유한국당과의 이견으로 막판에 결렬됐으니 협상 당사자로서 오죽 속이 상했으면 눈물까지 보였을까 싶다.

야당 시절에 여당을 도와줄 것은 시원시원하게 도와준 그로서는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실시로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문재인정부를 도와주기는커녕 추경조차 반대하는 한국당이 못내 서운할 것이다. 우군으로 여긴 국민의당에게도 “뒷짐 쥐고 있다”고 말했으니 그의 속내가 어느 정도 착잡한지 짐작이 간다. 한 달여 동안 야당 원내대표 문지방이 닳도록 찾아다니고 때로는 저녁에 따로 만나 얘기하는 등 나름대로 공을 들인 그로서는 헛수고가 되었으니 허탈하지 않겠는가.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그렇더라도 기자간담회보다는 여야 원내대표 회담 장소에서 ‘읍소’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 원내대표가 야당 원내대표 앞에서 눈물을 흘렸으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앞으로는 우 원내대표에게 혹독하게 해야겠다. 얼마나 도와주려고 하는데, 저런 식으로 대응하니까 진짜 객관적으로, 중립적으로 했을 때 어떤가 보여줘야 되겠다”며 섭섭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차지로 여대야소였던 19대 국회와는 정치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때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당체제였지만 지금은 4당 체제의 여소야대 국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 3당 원내대표와 청와대를 상대하는 여당 원내대표에겐 바람 잘 날이 없다. 협상력과 인내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황용호 정치부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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