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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기업 제재 능사 아냐… 스스로 변화 보여야"

입력 : 2017-06-23 19:16:19 수정 : 2017-06-23 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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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간담회서 CEO들에 주문 / 대기업집단들 글로벌 기업 성장 불구 / 사회·시장 기대 못 미치는 점 지적 / 새정부 정책 방향에 맞게 노력 주문 / 권오현 “정책 이해… 좋은 결과 기대” /정진행 “일감 몰아주기 질적 규제로 산업특수성 감안 신중 추진 답변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23일 첫 회동을 가졌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재계에 번진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이날 간담회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도 “기업들 스스로 선제적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대 그룹의 정책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기업 스스로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리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대그룹 정책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 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제원 기자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수뇌부를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2004년 노무현정부의 강철규 위원장 이후 13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대규모 기업집단은 한국경제가 이룩한 놀라운 성공의 증거”라면서도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소수의 상위 그룹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다수 국민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진 것은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모든 것이 기업의 잘못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도 되돌아보아야 할 대목이 분명 있다”고 일침을 놨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고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나서도 안 될 것”이라며 협의 내용도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수준에서 알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1시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새 정부의 공정거래정책 방향 설명과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개혁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 김 위원장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모범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말씀드렸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모임에 대해 청와대에서도 매우 많은 관심이 있다. 간담회가 끝나는 대로 대통령에 보고하라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간담회였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4대 그룹은 이날 간담회에서 문재인정부의 재벌개혁 강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미 공정위가 45개 대기업집단의 불법 내부거래행위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강도 높은 직권조사를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끝난 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부 시책들에 대해 이해가 많이 됐다”면서 “소통의 기회가 처음인데 좋은 결과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공정위의 화두가 일감 몰아주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을 안 물어볼 수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양적인 규제책보다는 질적으로, 또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통해서 정책을 하겠다고 얘기해서 아주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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