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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미세먼지의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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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3 22:19:17 수정 : 2017-06-23 22: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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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추억… 이대로 머물면 ‘대기오염 재앙’ / 한국, 미세먼지 조기 사망률 2060년엔 OECD 최고… 100만명당 1000명꼴 / 북동풍 부는 봄철 극심… 남동풍 부는 여름 개선 / 中 미세먼지 원인 지적… 자동차·요리 매연 등 실생활속 요인도 문제 / 정확한 배출원 규명…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 근본적·신속한 대응 시급
미세먼지의 시대, 어쩌다 마주친 맑고 파란 하늘에 유독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다. 서울 시내 연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1년간 온라인상의 ‘미세먼지’ 언급량은 지난 1년 대비 무려 11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대한 높아진 사회적 관심과 우려에 각계의 관련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2080명의 서울시민이 참여한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열렸고,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대기질 개선 10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과학계는 미세먼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과학기술적 접근을 내놓고 있다.

◆미세먼지, 얼마나 심각한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미세먼지는 직경 지름이 10㎍보다 작은 PM10(미세먼지)과 2.5㎍보다 작은 PM2.5(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미세먼지는 사람 머리카락 지름의 1/5∼1/7 크기이고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20∼1/30에 불과하다. 입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 속에 스며들 위험이 크다.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지키는데 미세먼지는 이러한 작용을 막아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들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년보다 3㎍/㎥ 늘어난 48㎍/㎥을 기록했고, 초미세먼지의 경우 올 1∼3월 누적 평균 농도가 33.6㎍/㎥으로 같은 기간 2015년(28.1㎍/㎥), 2016년(27.6㎍/㎥)보다 크게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2060년 조기사망률이 100만명당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초미세먼지와 오존농도에 의한 조기사망률을 예측한 해당 연구에서 중국, 인도에 이어 높은 사망 증가율을 보이는 대기오염 피해우려지역으로 지목된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관련 논의도 대폭 늘었다. 지난 5월 말 광화문광장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주최로 서울시민 2000여명이 모여 대토론회를 열었고, 이때 나온 화두를 놓고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후속 전문가 패널토론이 있었다. 이어 21일에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미세먼지, 그 실체와 과학기술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주최했다.

연이은 논의에서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정확한 배출원 규명과 통합 컨트롤타워의 마련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현재로서는 몽골 사막화와 중국발 미세먼지 등 국외 요인과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장, 자동차 매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각 요인의 기여도는 물론이고 간과했던 또 다른 요인은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지난 15일 미세먼지 대토론회 후속 전문가 토론에 참석한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그동안 환경부는 공장이나 발전소 등 대형 배출시설 중심으로 배출원을 관리해왔는데 사실 미세먼지는 어디서든 나오는 것”이라며 “숯불구이나 직화구이를 비롯한 요리 매연, 타이어 마모, 각종 흙먼지 등 실생활 속 배출원에 대한 규명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처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접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존의 대기질 관측과 정책은 환경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다양한 미세먼지 배출원을 관리하려면 산업부, 미래부, 외교부 등의 관련 부처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자 한국과총 회장은 “현재는 연구팀, 사업단이 따로 있고 부처 소관도 달라 각자 별도 예산을 들여 미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통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국제기준으로 강화하기, 한국형 예보모델 개발, 연소 효율이 좋아질수록 더 작아지는 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파악하기 등이 거론된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배출원 기여도 산정시스템 확보, 중장기 예측 시스템 개발, 배출량 저감 실증, 취약계층 노출 저감 등을 목표로 전략과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미세먼지가 민감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논쟁거리들도 많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퇴출 위기에 놓인 경유차 논란이 대표적. 문제가 될 만한 것은 노후화된 경유차이지 디젤엔진 기술 발전을 거듭해 온 최신 모델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유로6, RDE(배출가스 실도로 측정 방식) 등 까다로운 규제에 맞춰 디젤엔진이 친환경화되면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산업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경유차 및 디젤연료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감소 추세이다. 2008년 1만7937t이었던 차량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0년 1만5255t, 2012년 1만2969t에 이어 2013년 1만2103t으로 2008년 대비 33%가량 감축됐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주범이라는 설은 봄에 뿌옇던 하늘이 여름에 맑아지면서 힘을 얻고 있다. 5월부터 남동풍이 불어오면서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넘어오던 미세먼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바람 방향이 바뀌는 여름에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것은 주 원인이 국외 요인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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