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사거리 800㎞의 현무-2C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C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뒤 감격해하는 제2유도무기체계단장 박종승 박사(왼쪽)의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사거리 800㎞의 현무-2C(가칭) 탄도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돼 불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현무-2C는 제주도에서 쏴도 평북 신의주를 사정권에 두는 등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현실화 시 선제타격하는 국군 킬체인(Kill Chain) 체제의 핵심 전력이다. 국방부 제공 |
문 대통령은 이날 시험발사 전 과정을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고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수분 후 목표지점을 명중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호를 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사업을 추진한 책임자가 발사가 성공하고 난 뒤 문 대통령이 환호와 박수를 같이 해주고 손을 잡고 격려하는 데 굉장히 울컥해 눈물을 흘리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 국군 및 UN 참전유공자 위로연`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참전용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 67주년 국군및 UN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청와대는 이날 시험발사 참관이 한·미 정상회담, 사드 배치 문제 등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실험은 예정된 6회 실험의 한 과정이고, 자주국방 현장방문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 시험발사 참관을 통해 미국의 대북 압박·제재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른 미사일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 제한이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5500㎞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최대 1000㎏에 달하는 탄두 중량과 비교가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미사일지침이 의제로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런 질문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그 의제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제가 확답해서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개발 현황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KAMD와 킬체인의 조기 구축을 지시한 바 있다. 나흘 뒤인 17일에도 취임 후 첫 정부 부처 방문으로 국방부를 찾아 KAMD·킬체인·대량응징보복(KMPR)을 통칭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구축을 강조했다.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지만,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전력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배치된 사드를 대체할 명분도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