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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미·반사드’ 처방전 없는 안보 담론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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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5 23:46:00 수정 : 2017-06-25 23: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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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시위대 美 대사관 포위 / 성주에선 도로 막고 불법 검문 / 북한보다 내부 균열이 더 문제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제 제67주년 6·25전쟁 기념식에서 “1953년 7월 27일 포성이 멈췄지만 6·25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때문에 지난 67년간 하루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살얼음판 같은 한반도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은 2005년 핵무기 보유 선언 뒤 지금까지 핵실험을 5차례나 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이르기까지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만을 남겨 놓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북한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정부 들어서도 벌써 여섯 번이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다. 한국이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일어섰지만 내일을 기약하기 힘든 엄중한 안보 현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칫 한걸음이라도 잘못 내딛었다가는 그동안 일궈 놓은 번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럴수록 대북 경각심을 높이고 안보의식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거꾸로다. 북한 산속 깊은 곳의 콘크리트 지하갱도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지독한 안보불감증에 걸려 있고 안보를 짓밟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와 미국의 사드 배치 강요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주한 미국대사관 주변을 인간띠 형태로 포위하기도 했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에서는 주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도로를 막고 군용 유류 차량을 검문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여의도 정치권에서조차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1기 올해 배치, 5기 내년 배치’ 발언, ‘핵 동결·핵 폐기’의 2단계 북핵 해법 구상을 둘러싸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국가 안보를 놓고도 두 쪽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어제 경기도 의정부시 한미연합사단·미2사단을 방문해 장병 격려사에서 “우리의 철통같은, 그리고 바위처럼 굳건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 태세를 통해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사드를 반대하고 미국을 비난하면서 한·미동맹에 틈을 만들고 안보 방파제에 구멍을 뚫으려 애를 쓰고 있다. 이러니 ‘우리 안보 최대의 적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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