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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더미에 묻힌 농촌마을… 中 쓰촨성 산사태 100여명 매몰

입력 : 2017-06-25 19:58:15 수정 : 2017-06-26 08: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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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새벽 62가구 덮쳐… 10명 사망·93명 실종 확인 / 9년 전 대지진 현장과 40㎞ 거리 / 폭우로 지반 붕괴 800만㎥ 흙 쏠려 / 당국, 1급 재난경보 3000명 급파 / 빗속 수색 난항… 일가족 3명 구조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당국은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긴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4일 산사태가 발생한 중국 쓰촨성 마오현 뎨시진 신모촌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모=AP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24일 발생한 쓰촨성 대규모 산사태로 25일 오후까지 10명이 숨지고 93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은 쓰촨성 당국을 인용해 24일 오후까지 쓰촨성 산사태로 시신 15구를 수습했다면서 실종자가 118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24일 오전 6시쯤 쓰촨성 아바(阿?) 티베트족·장(羌)족자치주 마오(茂)현 뎨시(疊溪)진 신모(新磨)촌에서 산사태로 흙더미가 쓸려내려오면서 주말 이른 시간 잠에 취해 있던 산골마을을 덮쳤다. 최대 800만㎥의 흙더미가 최고 낙차 1600에 이르는 속도로 신모촌을 휩쓸면서 조용한 농촌 마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바위와 흙더미만 남았다.

산사태로 62가구의 주택이 매몰됐다. 수색작업을 통해 흙더미 속에서 3명을 구조했다. 현지 정부는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중장비를 갖춘 수색구조팀과 경량구조팀, 소방, 의료인력 등 3000여명을 투입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산사태를 보고받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쓰촨성 왕둥밍(王東明) 서기와 인리(尹力) 성장이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사고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고 흙더미가 쓸고 내려간 범위도 넓어 당국이 생존자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현장중계를 통해 피해 및 구조 상황을 실시간 보도하고 피해자 등과의 인터뷰도 내보내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구조된 일가족 3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오전 5시30분쯤 낳은 지 한 달 된 아이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가 산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이들은 “아이 기저귀를 갈아준 후 밖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갑작스레 정전됐다”며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문으로 달려갔으나, 문은 이미 진흙과 돌로 막혀 있었다”고 전했다.

산사태는 지난 21일 이후 중국 대부분 지역이 증수기(增水期)에 접어들면서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지진대의 취약한 구조로 잦은 지진과 산사태, 물사태 등 재난에 시달렸다. 특히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은 2008년 발생한 쓰촨 대지진의 진원지와 4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9년 전 참사의 기억을 떠올리는 현지 주민들이 많다. 2008년 5월12일 발생한 쓰촨 대지진은 마오현에서만 3933명이 숨지고 336명이 실종됐다. 1933년 8월에도 ‘뎨시 지진’이 발생해 모든 가옥을 무너뜨리고 물난리까지 겹쳐 2만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한편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6시 산사태가 발생한 쓰촨을 포함한 중국 중남부 지역에 폭우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과 후베이(湖北)성에 지난 22~23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3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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