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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시대 가고 신동빈 시대 시작

입력 : 2017-06-25 20:43:51 수정 : 2017-06-25 2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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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홀딩스, 신 총괄회장 새 이사 배제 / 창립 70년 만에 공식적으로 경영서 손 떼 / 두 아들 무한경쟁 체제로 말년 고초 자초 / 주총, 신동주 전 부회장 이사 선임안 부결 / 신동빈 회장 또 승리… 지배권 한층 강화
‘유통 거인(巨人)’이 물러났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95) 총괄회장이 그룹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물러남으로써 롯데 창립 70년 만에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오전 9시 도쿄 신주쿠(新宿) 하쓰다이(初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하는 인사안을 의결했다. 신 총괄회장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한 지 약 70년 만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13개에 달하는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줄줄이 물러났고 현재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에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도쿄에서 껌 회사인 ㈜롯데를 창업하면서 ‘롯데 신화’의 막을 올렸다. 1959년 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1980년대 전자제품과 외식업으로까지 진출하며 롯데를 명실상부 국내 대표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롯데그룹의 총자산은 108조여원, 계열사는 94곳에 이른다. 식품·관광·유통·건설·화학 등에 걸쳐 진용을 갖춘 롯데그룹은 1980년대 고속 성장기를 맞았고, 잇단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료 : 롯데그룹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신격호 시대’는 2015년 7월 불거진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저물기 시작했다.

이 같은 말년의 고초는 신 총괄회장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롯데홀딩스 주주 가운데 가족(광윤사),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관계사 등 3개 주요 주주 중 적어도 두 곳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상황을 두 아들에게 유산처럼 남겨 어느 한쪽이 포기할 수 없는 ‘무한경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정한 본인 등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은 부결됐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에 이어 또다시 신 전 부회장 측에 승리를 거두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권을 한층 공고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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