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밀착취재] 한 치 망설임 없이 풍덩… “물 속 구조는 신속하게”

관련이슈 렌즈로 보는 세상

입력 : 2017-06-28 06:00:00 수정 : 2017-07-31 14:21: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적십자사 예비 수상인명구조원 교육현장을 찾아

대한적십자 수상인명구조원 교육생들이 구조용 튜브를 몸에 안고 수심 5m 다이빙풀에 뛰어들고 있다. 10일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필기 및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3년간 유효한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을 얻게 된다.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수영장.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요원 자격 검정을 위한 교육이 한창이다. 대한적십자사 로고가 새겨진 수영모를 쓴 40여명의 남녀가 강사의 구령에 맞춰 몸을 풀고 있다. 준비운동을 마친 교육생들이 열을 맞춰 5m 수심의 다이빙풀에 뛰어들었다. 자유형을 시작으로 평영과 배영 그리고 구조영법인 트러젠(머리를 수면 위로 드러내는 영법) 등 다양한 영법을 구사하며 25m 길이의 풀을 왕복했다. 입수한 지 한 시간 가까이 지나자 비로소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일부 교육생들은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강사에게 질문 공세를 펼친다. 평소 수영 좀 한다고 자부해 지원한 교육생들이지만 인명구조원이 필수로 익혀야 하는 구조영법은 영 익숙지 않은 모양이다.

구조수영 강습 중 ‘구조배영’이라는 특이한 영법이 눈에 들어왔다. 수중에서 두 손으로 익수자를 받쳐 들고 호흡을 확보해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이 반드시 익혀야 하는 영법 중 하나라고 한다. 구조영법 강습이 끝나자 수중 중량물 운반 강습이 이어졌다.

입수에 앞서 체조로 준비운동을 하는 교육생들. 물에 들어가기 전 충분한 준비운동은 수영의 기본이다.

발차기만으로 물에 떠있어야 하는 ‘입영’을 연습 중인 교육생들. 구조 영법의 기본기라 할 수 있다.
수중 잠영 훈련. 한번 잠수해 25m를 이동해야 한다. 실제 구조 상황에서 잠영으로 익수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교육생들이 트러젠 영법을 훈련하고 있다.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익수자에 접근할 때 시야를 확보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구조 횡영을 연습중인 교육생들. 한 손은 익수자를 받쳐 호흡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내고 연습한다.

익수자 역할을 맡은 교관을 대상으로 구조 영법을 훈련 중인 박소향(47)씨. 박씨의 아들도 적십자인명구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량물 운반 훈련에 나선 한 교육생이 5kg짜리 쇳덩이를 안고 헤엄치고 있다. 교육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정 중 하나다.

구조 훈련 중 초등학교 수영 지도 교사인 김난용(46)씨가 긴장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어린이 수영 강습 도중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강사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교육생들은 물속에 잠겨 있는 5kg짜리 중량물을 들고 25m를 헤엄쳐 갔다. 평균 체중의 성인 남성 몸무게가 수중에서 체감할 때 5kg 정도 된다고 한다. 한 교육생이 중량물을 들고 몇 미터 나가는가 싶더니 이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뒤따르던 강사의 호된 질책 속에 정신을 가다듬은 교육생이 곧바로 재도전에 나섰다. 자유형, 평형 등으로 200m 이상 헤엄칠 수 있는 수영 실력을 갖춘 만 18세 이상 신체 건강한 남녀라면 누구나 적십자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수 있다.

10일의 교육 기간 중 수영구조 및 장비구조(기구를 사용하는 구조)는 물론 응급처치법(심폐소생술·심장제세동기 사용법) 등의 과목을 이수한 후 필기와 실기 자격검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자격증이 주어진다.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원 테스트는 모든 과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해수욕장, 수영장 등 물놀이 지역에서 수상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구조 상황이 벌어지면 안전하게 생명을 구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인지 합격률은 평균 70~80%라고 한다.

한 교관이 교육생들의 ‘안전수영’에 대한 리포트 과제를 채점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종합센터에서 심폐소생술 강습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

강사들이 적십자 마크가 새겨진 구조용 튜브를 준비한다. 기구를 이용한 구조 강습시간이다. “물에 뛰어들어 구조하는 방식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주변에 튜브나 로프 등 구조에 쓸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우선 사용하세요. 가장 효율적으로 서로의 안전을 확보하며 구조하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강사는 교육생들에게 안전 문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강사의 호각소리에 구조장비를 몸에 안은 교육생들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물에 뛰어든다. 이날 강습의 마무리도 구조수영이다. 힘든 강습이지만 묵묵히 풀로 향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교육생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올여름 피서지에서 행락객들의 수상 안전을 지켜줄 이들 예비 수상인명구조원의 멋진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글=남제현 기자 jehy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