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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야구선수 겸 배우 박지아 "삼진아웃 잡을 때 짜릿함에 야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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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07 10:37:33 수정 : 2017-07-07 18: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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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겸 배우 박지아가 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투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지난 6일 닐슨코리아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62%가 야구를 가장 좋아하는 종목으로 꼽았다. 8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프로야구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여전히 최고 인기 종목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로야구 인기에 발맞춰 사회인 야구 열기도 뜨겁다. 특히 야구대회가 따로 열릴 만큼 연예인들의 사회인 야구 참여도 활발하다. 배우 박지아(25)는 단순히 사회인 야구단 참여를 넘어 정식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박지아는 “촬영장에서는 ‘배우 박지아’지만 야구장에서는 ‘야구선수 박지아’로 봐줬으면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스트 서울 여자야구팀에서 활동 중인 박지아는 최근 여자야구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돼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주말마다 화성여자야구장에서 땀을 흘린다. 지난 4월 상비군에 뽑힌 박지아는 29명의 동료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종 20명 안에 들어야 비로소 국가대표가 돼 8월 아시아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박지아는 최근 개봉한 영화 악녀에 출연하는 등 액션배우와 야구 선수 생활을 병행한다. ‘투잡’을 뛰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야구에 쏟는다. 박지아는 “배역이 들어와도 야구를 너무 좋아해 촬영을 안 간 적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소속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며 “요즘은 촬영이 매일 있지 않기 때문에 평소 야구 연습을 하거나 야구를 가르친다”고 야구 애정을 드러냈다.

대구에서 태어난 박지아는 일곱 살 때 운명처럼 야구를 접했다. 부모님을 따라 대구시민운동장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보러 갔는데 외야에 앉아있던 박지아는 이승엽의 홈런공을 주웠다. 박지아는 “야구공을 주웠는데 그때 일이 어린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그 뒤로 오빠들이랑 동네에서 야구를 했다”며 “그런데 초등학생때 야구공에 맞아 코피를 심하게 흘린 적이 있다. 그 다음날 야구 장비가 다 없어졌다. 부모님이 제가 야구 경기를 하는 걸 못마땅해 했고 갑자기 발레 학원을 끊어주셨다”고 추억 보따리를 풀었다.

이후 태권도와 합기도 등 무도를 익히는데 전념하던 박지아는 22세에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갔다. 합기도를 오래 한 덕에 다니던 도장 관장 제의로 입학한 뒤 2년 과정을 수료했다. 액션스쿨을 다니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야구가 맴돌았다. 박지아는 “팬으로서 야구를 계속 보고 있었지만 직접 마운드에 서서 던지고 싶은 열망이 더 솟았다”며 “성인이 됐으니 야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서울에서 전문 코치들을 찾아다니며 야구를 배웠다”고 밝혔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훈련을 하고 경기에 뛰기는 쉽지 않았다. 시간 관리뿐 아니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도 그를 힘들게 했다. 박지아는 “처음에는 ‘배우가 야구를 얼마나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저를 봤다”며 “물론 처음에는 실력이 모자랐다. 그래서 선입견을 깨트리기 위해서 실력으로 보여줘야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박지아는 경기에 대부분 투수로 나선다. 그는 “마운드에서 던질 때 삼진아웃을 잡으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변화구를 배웠는데 공을 던져 타자를 속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야구의 매력을 설명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박지아가 품은 꿈은 국가대표다. 그는 지난해 부산 기장에서 열린 여자야구월드컵에서는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했다. 당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엔 상비군에 뽑혀 최종 대표팀에 선발되려고 더 기량을 갈고 닦았다. 박지아는 “처음 상비군에 뽑혔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감동이 밀려왔다. 그래서 ‘지아야 수고했어’라고 자축했다”며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선수가 되려고 책임감을 갖고 훈련했다. 포심 패스트볼뿐 아니라 투심, 커브, 싱커까지 다양한 구종을 연마했다”고 소개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박지아는 여자야구 홍보대사도 맡았다. 실력이 부족한데 야구로 뜨려고 한다는 오해 때문에 잘 나서지 않으려했다가 열악한 여자야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시구를 하는 등 현장을 누비고 있다. 박지아는 “여자야구연맹이 올해 창립 10주년이다. 여자야구도 10살 된 어린아이라고 보면 된다”며 “아직 그만큼 클 기회가 많이 남았다. 대회때만 반짝이 아니라 평소에도 야구팬들이 여자야구에 많이 관심 가지고 응원하고 후원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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