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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더 큰 채찍과 더 큰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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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07 21:23:35 수정 : 2017-07-07 21: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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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검토한 대북정책
북한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것
선제 공격·원유 공급 중단으로
치명상 준 뒤 대화 하겠다는 것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직접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실제적 위협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긴박한 순간을 맞아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째에 접어들어 북한 문제에 관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해서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중단하도록 하는 전략은 절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걸었던 기대를 접고 독자적인 해결에 나서야 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미국은 지난해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 말기에 이르러 차기 미국 정부가 시행할 대북정책 검토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미국의 외교·안보팀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고 그에게 건네줄 대북정책 보고서를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됐지만 대북정책 검토작업이 계속됐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 종합적인 재검토작업을 거쳐 대북정책이 완성됐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정부와 비교할 때 ‘더 큰 채찍과 더 큰 당근’을 동원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정책이라고 불렀다.

더 큰 채찍과 더 큰 당근은 내용 못지않게 북한의 반응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북한이 더 큰 채찍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당근을 덥석 물 것인지 여부가 향후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게 돼 있다. 이 대북정책 검토작업에 참여했던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 인물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점증하고 있다.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 대북 압력, 제재 강화 후에 군사옵션을 동원하는 게 기본구상이지만 이 순서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북 군사옵션 동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 문제의 해법이 없는 이유가 북한에 군사력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준비작업을 해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하려 해도 한국이 이에 반대하고, 북한은 한·미 양국이 절대로 북한을 공격하지 못할 것으로 믿고 있어 거리낌없이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벼랑 끝까지 가지만 한·미연합군이 대북 군사작전을 실제로 전개할 것으로 판단하면 뒤로 물러섰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1976년 8월18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94년 영변 핵시설 정밀타격 준비 당시에 북한이 뒤로 물러났고, 대화에 응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검토한 대북정책의 요체는 북한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핵·미사일로 도발을 한 뒤 대화에 응해 도발에 따른 보상을 챙겼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미국이 먼저 북한을 공격하거나 원유 공급 중단 등으로 견딜 수 없는 타격을 입힌 뒤에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더 큰 당근은 북한이 지금까지 구경도 못한 것이다. 미 정부 일각에서는 트럼프·김정은 간 북·미 정상회담도 검토 대상이고, 그 전에 두 사람 간 전화통화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으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동의하면 두 사람이 나란히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 문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파격적인 방법이 아니면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때맞춰 베를린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에 이어 ICBM을 보유한 ‘뉴 노멀’ 상황에서 한국사회가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더 큰 채찍과 더 큰 당근을 동원할 수 있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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