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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대통령 재판 불출석… 건강 이상 생겼나?

관련이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7-10 11:17:47 수정 : 2017-07-10 1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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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박 전 대통령처럼 죄를 짓고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기관에 갇힌 수용자들이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나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해 증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법정에서 조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발가락을 다쳐 현재 걷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고령(65세)인데다 여성이라 지난 3월31일 구속수감 당시부터 구치소 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한림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 주영수 의대 교수)이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최근 펴낸 ‘2016년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냉방시설이 없는 교도소·구치소 재소자들은 선풍기, 그리고 찬물에 의존해 여름을 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하루종일 선풍기 앞에서 찬물을 발에 담근 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재소자들이 수용된 방마다 선풍기가 1∼2대 설치됐지만 과열을 이유로 매시간 20분 안팎 가동을 중단하고, 특히 밤이면 열대야 여부와 상관없이 전기를 차단해 잠을 이루지 못 한다는 게 수용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어려움”이라고 소개했다.

한 재소자는 조사에서 “너무 더워 어지럼증이나 구토증을 느끼고 쓰러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며 “얼음이나 찬물 반입이 안 되고 뜨거운 물을 식혀 먹어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른 수용자는 “수용 거실에 물이 나오지 않고 선풍기마저 수시로 끈다”며 “열대야에는 사람들의 숨결로 데워진 공기로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박 전 대통령은 비교적 넓은 독거실을 쓰고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다른 구치소 수용자들은 6명 이상이 함께 생활하는 좁은 혼거실에서 간간이 돌아가는 선풍기와 수시로 끊기는 수돗물에 의존하며 찜통 더위를 고통스럽게 보낸다고 보고서는 전한다.

실제로 여름철 폭염 기간에 수용시설의 높은 실내온도는 건강권을 넘어 생존권 침해 문제로까지 대두했다. 지난해 8월 부산교도소에서는 폭염 속에서 재소자 2명이 열사병으로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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