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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유약자생지도(柔弱者生之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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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2 23:26:26 수정 : 2017-07-12 23: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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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이 일치하는 모범적 삶-. 지도자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말과 행동에 부끄러움이 없고, 세상의 빛이 되는 삶을 사는 인물이야말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시경’은 이 같은 훌륭한 인물에 대해 칭송하고 있다. “저기에서도 미워하지 않고 여기에서도 미워하지 않는지라(在彼無惡 在此無射), 거의 밤낮으로 삼가 길이 영예롭도다(庶幾夙夜 以永終譽).”

그럼 국민을 위한 의기(義氣) 높은 철학과 실천력을 가진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 인사청문회에 나온 상당수 고위공직자는 물론 질의하는 국회의원들 자신은 또 얼마나 떳떳할까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스스로 법을 어기기 일쑤다. 결산과 예산 심의 지연부터 부패 연루 등 실정법 위반 사례까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회남자’에 “법은 천하의 저울이고 말이며, 지도자가 몸소 따라야 할 먹줄이다(法天下之度量而人主之準繩也)”라고 말한 바를 되새길 때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정치권은 단말마적 쟁투에 매몰돼 있다. ‘협치(協治) 실종’이다. 불과 두 달 전 19대 대선을 치르면서 한국정치의 주요 화두는 협치였다. 이젠 망각의 단어다. 참으로 생명이 짧다. 멋쩍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이기에 최소한 조각(組閣)까지는 허니문 기간이 되리라는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인사배제 5원칙(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세금탈루, 논문표절)’을 제시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들에게 빌미를 제공했고, 야당은 그 ‘빌미’를 부각시켜 존재감을 나타내는 국면이 전개된 것이다. 남는 건 무엇일까. 불 보듯 훤하다. 국민 삶만 피폐하게 할 뿐이다.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은 현실인데! 오랜 경기 불황과 미증유의 안보 불안이 중첩되는 요즘 대한민국은 국난(國難)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야 간 정쟁을 멈춰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다. 쇳소리 나는 말부터 자제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딱딱하고 강함은 죽음의 무리이고(故堅强者死之徒)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산 것이다(柔弱者生之徒)”라고 ‘노자’는 재삼 강조했다. 그렇다. 사체(死體)는 뻣뻣하다. 도량 넓은 지도자들이 그립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柔弱者生之徒 : ‘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산 것이다’라는 뜻.

부드러울 유, 약할 약, 놈 자, 날 생, 갈지, 무리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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