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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다'는 80대 노모를 진짜 살해한 아들 ···징역 20년

입력 : 2017-07-23 10:50:42 수정 : 2017-07-23 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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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비관하는 말을 하는 80대 노모를 살해한 40대 아들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대구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28일 오후 5시50분쯤 어머니 B씨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를 목 졸라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B씨는 10일 후 병원에서 숨졌다.

A씨는 모친이 나이 들고 몸이 아파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소연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모친이 죽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피고인도 이런 뜻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범행에 이르렀기 때문에 존속살해가 아닌 촉탁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자신을 살해해 달라고 요구하는 의사 표시를 명시적으로 한 때에만 살인의 촉탁이 있었다고 할 수 있고 일시 기분이나 격정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오랜 세월 자신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를 살해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며 “다만 술에 취해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과 사건 직후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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