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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 왕국’의 안락사 법안 마련 1999년 8월10일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안락사 인정 법안을 마련한 것은 우선 ‘리버럴 왕국’으로 통하는 네덜란드의 위상이 새삼 눈길을 끄는 조치였다.

물론 안락사 문제는 워낙 복잡한 논란의 대상이어서 그 법안은 2002년에야 법으로 확정됐지만 많은 사람들의 느낌은 ‘드디어’였다. 그것을 찬성하는 이들이나 반대하는 이들이나….

찬반을 떠나 그것은 하나의 ‘1등’이었다. 물론 그것은 네덜란드가 준우승에 오른 것이 최선이었던 월드컵 같은 데서 우승한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을 어느 나라나 할 수 없듯이 안락사 법안을 처음 마련한 것도 아무 나라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생명과 직결된 안락사나 존엄사는 우선 종교적 제약이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다 병원들의 수익문제도 얽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초의 근대인’이라는 철학자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를 배출한 네덜란드는 가장 먼저 종교적 제약을 벗어난 유럽 국가이기도 했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바다를 메워서 조성된 이 나라는 토착 영주가 없어 봉건적 억압이 느슨한 나라이기도 했다.

그런 풍토에서 사제이기도 했던 에라스무스는 ‘우신(愚神)예찬’으로 중세적 교리의 부당함을 풍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는 그런 종교를 떠나서 유대인에게도 가장 자유로운 나라였다. 그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가족도 독일에서 탄압을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했었다.

이 나라는 동성혼이나 낙태 등의 금기에도 가장 관대하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네덜란드를 뒤따르고 있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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