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현장에선] ‘카뱅’ 돌풍 은행권 반응은

관련이슈 현장에선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8-10 21:21:15 수정 : 2017-08-10 23:49: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거래 이용이 쉽고, 수수료와 대출금리도 낮습니다. 왜 시중은행들은 먼저 하지 못했던 걸까요?”

기자가 물었다. 한 전문가는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경쟁이 있거나 위협에 맞닥뜨려야 혁신적인 요인을 도입할 이유가 생기는데 그동안은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들은 수수료 등 상품에 적정 이윤을 붙이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미 기득권을 가진 기존 은행의 관점에서 혁신이 절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경제부 차장
카카오뱅크가 출범 12일 만에 신규계좌 개설 건수가 200만건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선전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편의성, 낮은 서비스 가격이 꼽힌다. 은행들은 카카오뱅크에 맞서기 위해 대대적으로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개편하고, 해외송금 수수료나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낮추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이를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개선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는 것이다.

은행 관련 기사 댓글을 봐도 시중은행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느껴진다. “기존 은행은 ‘갑’ 중의 ‘갑’이었다”, “은행들 정신 좀 차려라” 등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최근 은행권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1.7배 증가한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는 기사에도 영업을 잘했다는 칭찬이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했다”거나 “은행들만 대출로 배를 불렸다”는 식의 비난이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쓴소리를 보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영업 행태에 대해 ‘전당포식’이라거나 ‘보수적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왜 이렇게 은행에 대한 인식이 바닥을 치게 됐을까. 사실 은행으로서는 이익이 창출이 되는 영업점 중심으로 기본 수익원인 예대마진에 집중했을 뿐인데 억울할 수도 있다. 또 영업점, 은행원 등을 운영에 드는 비용을 써야 하는 기존 은행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인터넷은행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환경이 변했고, 은행을 찾는 사람들이 변했다는 점이다.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경계는 사라졌고, 스마트폰이 일상화하면서 금융은 급격히 디지털화하고 있다. 고객들은 국내외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접하면서 무엇이 좋은지 알고 있고,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똑똑한 금융소비자가 됐다. 은행도 변화하고,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했으나 사람들이 기대하는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 시중 은행은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금융보다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점에서 은행원과 얼굴을 맞대고 해야 편한 업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은행들이 더 노력하지 않으면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불편하게 고객과 만나다 결국 외면당할 수 있다. 예대마진에 편중된 수익구조도 지속적이지 않다. 왜 사람들이 은행을 질타하는지, 왜 카카오뱅크에 열광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이진경 경제부 차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