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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예포’로 맞은 파키스탄 독립 1947년 8월14일 파키스탄이 맞은 독립기념일은 사실상 전쟁기념일 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다음 날이 독립기념일인 인도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치열한 분쟁지역이 된 두 나라지만 그들은 이민족도 아니다.

다 같이 고대 인더스 문명을 이루어 살던 그들은 기원전 15세기경 캅카스 일대에서 남하한 인도아리안족의 침입을 받아 혼혈의 과정을 거치며 계급이 분화되긴 했으나 오늘날 같은 대립은 없었다. 그러다 8세기에서 12세기에 걸쳐 이슬람교가 전파되며 서북지방에 이슬람 왕조들이 생겨남으로써 민족이 아닌 종교적 분화 현상이 생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공존해온 두 종교는 1858년 영국에 합병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은 이들에게 ‘분할해서 통치하라(divide and rule)’는 전가의 보도 같은 정책을 편 것이다.

‘분할통치’는 로마시대부터 존재해온 전략이라지만 섬나라 영국이 대륙을 상대로 수세기 동안 갈고닦아와 첨단화한 셈.

그런 명검에 인도아대륙의 이슬람교와 힌두교 세계가 호박처럼 토막 나 서로를 증오하게 된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다 영국이 물러나면서 힌두교 지역과 이슬람 지역을 분할해 독립시키려 하자 양측 대립은 더 치열해졌다.

수백년간 한 대륙에서 살아온 그들의 삶터에 쉽게 금을 그을 수 있단 말인가. 파키스탄 지역에 살던 힌두교도와 인도 지역에 살던 이슬람교도들이 자기네 본바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처절한 살상극이 벌어졌다. 그래서 그들의 독립기념일은 ‘요란한 예포’로 장식됐다. 그런 정경은 그 뒤에도 나타난다.

이스라엘이 1948년 5월14일 독립을 선언하자 다음 날 아랍 5개국이 공격해 왔다. 그것도 영국 철수 뒤끝의 일이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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