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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성인 축일에 헌정한 ‘대학살’ 가톨릭교에서 매년 8월24일은 예수의 12사도 가운데 하나인 성 바르톨로메오의 축일이다. 그러나 1572년의 그 축일은 마치 인신공양을 하는 원시종교의 축일 같은 양상이 됐다.

가톨릭 세력이 개신교도(위그노)들을 대량학살한 것이다. 10월까지 수만명이 죽었다.

이날은 바로 프랑스 국왕 샤를 9세의 어머니로서 그 대학살을 주도한 카트린 드 메디치의 딸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의 결혼축하 행사기간이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국왕 누이의 결혼이 대학살의 기회가 된 셈이다. 결혼이 대학살의 기회가 됐다는 사실이 말해주듯 그것은 십자군전쟁처럼 단순한 종교전쟁과는 달리 내면이 미궁처럼 복잡하다.

바로 신랑이 신교도여서 위그노들이 다수 참석할 것을 예상하고 그런 음모를 꾸민 것이다.

그날의 신랑은 당시 위그노의 유력자로 훗날 국왕(앙리 4세)이 된 앙리 드 나바르였다.

실은 샤를 9세 자신도 위그노인 가스파르 드 클리니 장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위그노에 경도됐고, 이에 가톨릭 정통파인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출신의 카트린이 클리니를 제거하려던 것이 이날 음모의 큰 목표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그것은 종교의 외피를 입은 복잡한 왕실의 권력싸움이기도 했다. 그 바람에 바르톨로메오는 자신의 순교일에 해당하는 축일이 거덜났으나 따지고 보면 그다운 축일이기도 하다.

그는 기독교의 문헌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채 ‘나타나엘’과 동인으로 통한다. 그 나타나엘이 아르메니아에서 포교를 하다 산 채로 피부가 벗겨지는 순교를 당한 날이 8월24일이다.

그런 인연으로 바르톨로메오는 아르메니아의 수호성인이 되기도 했다. 그 아르메니아인들이 1차대전 중 이슬람의 터키에게 대량학살을 당한 것은 또 어찌 보아야 할지 난감하다. ‘자유의 나무’처럼 종교도 피를 먹고 자라는가?

양평(언론인)

△1866년 8월21일 제너럴셔먼호 사건 발생

△1864년 8월22일 제네바에서 세계 17개국이 적십자 협약 채택

△1754년 8월23일 프랑스 왕 루이 16세 탄생

△1572년 8월24일 프랑스서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 발생

△1398년 8월25일 이방원, 1차 왕자의 난 일으켜

△1789년 8월26일 프랑스, 혁명 상황에서 국민의회가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채택

△1770년 8월27일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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