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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탁구 꿈나무 육성·남북체육교류… 강스매싱 날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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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0 21:19:49 수정 : 2017-08-20 21: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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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럽으로 사회공헌 나선 현정화 회장 / 내 재능 사회 환원하려 새 일 맡아 / 탁구 생활체육 저변 확대 추진 / 운동, 어려운 아이들 꿈 될 수 있어 / 침체된 한국 탁구 유망주 키울 것 / 1991년 남북 단일팀 뜻깊은 기억 / 경험 살려 통일 관련 일 하고파 선수 시절 현정화(48)는 강단 있는 “파이팅”을 외친 뒤 강력한 스매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가 활약한 남북 탁구단일팀의 스토리가 영화 ‘코리아’로 제작됐을 정도로 현정화는 한국 여자탁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지금도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탁구단 감독으로 한국 탁구 발전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그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단법인 현정화스포츠클럽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통해서다. 

현정화 사단법인 현정화스포츠클럽 회장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탁구 꿈나무 육성과 남북 스포츠 교류 등 사업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20일 서울 역삼동 스포츠클럽 법인사무실에서 현정화 회장을 만났다. 사실 그는 이미 많은 직함을 가진, 시쳇말로 ‘열일’하는 사람이다. 현 회장은 “새 일을 맡기 위해 실업팀 감독과 대한체육회 이사 자리 말고 다른 일들은 다 정리했다”면서 스포츠클럽 활동에 의욕을 드러냈다.

현정화스포츠클럽은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립 승인을 받은 비영리 체육 법인이다. 스포츠 피트니스센터 관리·운영을 하는 ㈜마이핏 범효진 대표이사가 현 회장에게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해 법인이 시작됐다. 현 회장은 이 법인의 내용을 채워가는 역할을 한다. 현 회장은 “비영리 재단이고 사회공헌을 위한 단체라 내 직업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기존 일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현 회장은 우선 스포츠클럽을 통해 어려운 환경 탓에 꿈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탁구를 통해 희망을 찾아주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운동은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나도 운동 시작할 때 부유한 상황 아니었기에 그런 환경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목표의식을 더 높게 만들어 줬다. 그래서 어려운 아이들한테 희망과 꿈을 주면 잘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최근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탁구의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현 회장은 “노령화 시대에 탁구는 부상이 적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각광받고 있다”며 “65세 이상은 40㎜ 라지볼을 쓰고 라켓 러버도 회전을 못 하는 재질로 만들어 랠리가 이어져 운동이 많이 되고 재미도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체육으로 탁구 저변이 늘면서 어린 친구들도 탁구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첫 사업으로 지난 7월 CTS기독교방송과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주말마다 전국 각 지역에서 6개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현 회장은 “이 대회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탁구 꿈나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 생활체육으로 시작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엘리트 육성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다. 침체된 한국 탁구의 유망주를 키워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또 “내년부터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탁구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른 종목들까지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라고 향후 구상도 밝혔다.

현정화스포츠클럽이 그리는 큰 그림 중에 ‘현정화’이기에 가능해 보이는 일도 있다. 바로 남북 스포츠 교류다. 현 회장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 리분희와 함께 남북단일팀을 이끌며 세계 정상에 오른 주역이다. 현 회장은 “당시에는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어른들이 갑자기 만들어준 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러모로 불편했는데 북한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오히려 단일팀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 4000만명이 보는 이슈가 7000만명이 보는 것이라 잘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 역사적 사건을 만들었는다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라고 단일팀의 추억을 돌아봤다.

현 회장은 이제 스포츠클럽 법인까지 만들었으니 그때 경험을 살려 남북 스포츠 교류와 관련된 일을 직접 할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 통일과 연관된 일을 하거나 교류를 구상하는 분들에게서 개인적인 연락이 자주 온다”며 “정부나 체육회 등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안해 보고 싶다. 이런 일은 개인적으로 하기는 힘들고 지금 같은 법인이 더 수월하다. 스포츠클럽 활동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로 사업을 넓혀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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