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엄중한 현실에서 한국과 미국의 연합방위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종료됐다. 되돌아볼 일이 적잖다.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민방공 대피훈련 등이 너무 느슨했다는 지적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은 지나칠 정도로 태연하다는 우려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위협은 확실하게 존재한다”면서 우회적으로 한국인의 안보 불감증을 거론했을 정도다.
평화로울 때 안보를 생각해야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임진왜란이나 6·25전쟁도 따지고 보면 튼튼한 안보체제를 구축하지 못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주(周)나라 무왕이 은나라 폭군 주(紂)왕을 정벌할 때 전차가 300대, 군사가 3000명에 불과했다. 그때 무왕은 백성들에게 “우리가 왔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희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온 것이다. 너희들은 적이 아니다.(無畏 寧爾也 非敵百姓也)”라고 말했다. 그러자 은나라 백성들은 무너지듯 복종했다. ‘맹자’에 소개된 이야기다. 맹자는 그러면서 정(征), 곧 “전쟁이란 잘못됨을 바로잡는다(征之爲言正也)”는 뜻이라며, “백성들이 모두 바로잡아주길 원한다면 굳이 전쟁을 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묻고 있다. ‘손자병법’은 이렇게 충고했지 않은가. “적의 침략을 방어하는 것은 바르게 항상 대비하는 데 있고(御削防侵籍正常), 전쟁의 승리는 백성을 안전하게 하는 강한 군세에 달려 있다(勝戰安民任勢强).”
녹명문화연구원장
天下雖安 忘戰必危 : ‘천하가 비록 편안해도 전쟁을 잊어버리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뜻.
天 하늘 천, 下 아래 하, 雖 비록 수, 安 편안 안, 忘 잊을 망, 戰 싸움 전, 必 반드시 필, 危 위태할 위
天 하늘 천, 下 아래 하, 雖 비록 수, 安 편안 안, 忘 잊을 망, 戰 싸움 전, 必 반드시 필, 危 위태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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