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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신생아 전년比 3만2000여명 줄어 / 경제적 상황 개선 같은 실질적 대책 중요
30대 결혼은 이제 일반화했다. 이 현상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국 신생아 아버지의 평균연령이 높아졌다. 스탠퍼드 의과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그 수치를 내놓았는데 43년간 3.5세 상승했다. 신생아 아버지 평균 나이가 1972년 27.4세에서 2015년 30.9세로 많아졌다. 이제 미국에서도 아버지가 되는 나이 평균이 서른을 넘긴 것이다. 40대 아버지의 비율은 4.1%에서 8.9%로, 50대 이상 아버지의 비율도 0.5%에서 1%가 됐다.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로버트 드니로 등도 50세가 넘어 아빠가 됐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아버지의 나이가 인종 및 학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아시아계 아버지의 평균 나이가 36세로 전체 인종 중 가장 높았다. 또 학력이 높을수록 아버지의 나이도 많아졌다. 학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아버지의 평균 나이는 33세로 집계됐다. 결국 고학력자가 많은 대도시 거주자들이 늦게 결혼하고, 아이도 천천히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결혼을 미루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출생 통계는 충격적이다. 신생아 수가 2015년 대비 3만2000여명이 줄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감소해 1.17명을 기록했다. 주요 선진국에 비교해 바닥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출산율은 1.68명 정도다. 출산도 크게 늦어지고 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이 2006년 11.8%에서 26.4%로 10년 만에 두 배를 훌쩍 넘었다. 결혼 후 2년 이내 첫 아이를 갖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미국보다 훨씬 늦게 부모가 되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늦은 결혼과 출산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선 경제적인 상황이 가장 큰 이유다. 인류의 산업이 농업에서 첨단 제조업 및 서비스업으로 전환했다. 노동력 차원에서 자녀의 중요성이 낮아졌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생계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안정된 상황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사회적으로는 삶이 편해지고, 놀 거리가 많아졌다. 여기에 공동체 생활이 아닌 개인주의적 도시문화가 확산했다. 개인의 경력과 즐거움이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인구절벽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1.03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도 국가적 위기를 언급하며 특단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중요하다. 편하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려는 젊은이의 세태를 바꾸기는 어렵다.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적인 상황개선이 정답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는 등의 중장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난 10년간 100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출산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셋째 아이 출산 시 1억원을 지원하겠다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선심성 정책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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