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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북핵 위기 속 韓·美·日 3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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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7 21:24:09 수정 : 2017-09-27 23: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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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훼방꾼 日 상대할 게 아니라 美에 압력을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중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을 방문했다.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그 당시에 외교 사령탑이 익혀야 하는 화법을 잘 몰랐다. 틸러슨 장관은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IJR)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틸러슨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바라보는 한·미, 미·일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은 경제 규모와 안보 이슈에 관한 관점, 경제적 이슈, 안정 이슈 때문에 이 지역에서 미국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이것은 새로운 게 아니고, 지금뿐 아니라 수십년 동안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관계가 있는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일본이 아태 지역에서 좀 더 큰 발자국(footprint)을 지니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분명하게 그 관계에 공동의 이해가 맞춰져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틸러슨 장관이 일본을 최고 동맹국으로 대우하고 한국을 일개 파트너로 격하했으나, 당시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 책임자들은 “그게 그 얘기”라며 얼버무렸다. 기자는 틸러슨 장관 발언 직후 미국 워싱턴을 찾은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이 공식적으로 미국에 항의해야 할 일 아니냐”고 따졌다. 윤 장관은 묵묵부답이었다.

틸러슨 장관의 비외교적인 언사가 나온 이후 지난 반년을 돌이켜보면 트럼프 정부가 일본을 최고 동맹국으로 보고, 한국을 하나의 파트너로 여기는 기본 인식이 굳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찰떡 공조에 고무된 일본은 북한 핵·미사일 위기로 한반도에서 전운이 감도는 긴박한 상황에서 한국을 조롱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일본 닛폰TV는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 문제로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는 북한 봉쇄의 힘이 있는데 문 대통령은 그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지뉴스 네트워크(FNN)는 트럼프가 아베와 통화하면서 대북 대화에 집착하는 한국이 ‘거지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일본이 한국과 미국의 파트너이고, 한·미·일 3국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일본이 거리낌 없이 한국 때리기에 나서는 배경에는 트럼프 정부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차등 인식이 깔려 있다.

문제는 일본이 그런 트럼프 정부와 손잡고 자기네 입맛대로 동북아 안보지도를 그리려 한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기자와 만나 일본이 트럼프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귀띔했다.

“일본은 항상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때는 알려 달라고 한다. 일본은 한반도 비상사태에 일본이 할 역할을 달라고 한다. 한국에 미군 4성 장군이 있고, 한미연합사 시스템이 있는데 일본에는 미군 3성 장군이 있고, 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다고 불평한다. 일본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통합해 하나의 교전구역(theater)으로 운영하자고 한다.”

트럼프 정부가 일본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미 정부 당국자는 즉답을 피한 채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나라로 오로지 미국밖에 없지만, 한국은 언제든 중국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재인정부가 일본에 한·미 이간질을 중단하라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할 게 아니라 미국의 팔을 비틀어 일본이 훼방꾼 노릇을 당장 그만두도록 해야 한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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