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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천겸애지(天兼愛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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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8 22:19:51 수정 : 2017-09-28 22: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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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의 존재는 모두 제 역할이 있다. 어느 하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 게 없다. 하물며 소우주(小宇宙)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 생명의 가치는 더욱 고귀하지 않을 수 없다. 지위, 빈천, 남녀, 나이 등을 따질 일이 아니다. ‘묵자’가 “하늘은 모든 사람을 두루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위해서 이익을 도모하며…천하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천하의 모든 것을 양육한다(天 兼而愛之 兼而利之 … 兼而有之 兼而食之)”고 말한 것은 인간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의사와 약사 등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이들은 인간애를 지녀야 한다. 생활인이기에 영리를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생명외경의 보호자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의학 서적으로서 ‘황제내경(黃帝內經)’으로도 불리는 ‘영추(靈樞)’는 “하늘이 나에게 부여해 준 것은 덕이고, 땅이 나에게 부여해 준 것은 기이다.(天之在我者德也 地之在我者氣也)”라고 했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생명의 본질을 덕(德)과 기(氣)로 인식했던 것이다.

당나라 때 명의 손사막(孫思邈)이 저술한 ‘천금요방(千金要方)’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자세에 대해 “위대한 의사는 의료술을 충분히 익히고(論大醫習業), 온 정성을 들여 의술을 펴야 한다.(論大醫精誠)”고 강조했다. 의학을 공부하되 윤리도덕을 함께 익힐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충격을 강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유전공학기술이다. 특히 의료산업은 인류의 질병을 사라지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인간배아 및 체세포 대상 유전자 치료 기초연구의 허용 여부 검토에 들어간 점은 긍정 평가할 만하다. 물론 이는 생명윤리 문제를 야기한다. 인간 복제를 불식하는 안전판은 마련하되, 인간배아실험 기초연구 가능성은 열어주길 기대한다. 배아도 생명체라는 두려움을 지녀야겠다.

물론 의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맑고 향기로운 마음가짐이 있어야 건강도 담보되는 법이다. ‘법구경’은 안심입명의 가르침을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이 몸은 질병이 머무는 곳 끝내는 쇠해 없어지네. 애착에서 벗어나면 슬픔과 두려움이 사라진다네.(老則色衰 病無光澤 無所愛喜 何憂何畏)”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天兼愛之 : ‘하늘은 모든 생명체를 두루 사랑한다’는 뜻.

하늘 천, 겸할 겸, 사랑 애, 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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