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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법륜 "전쟁 위험 커질수록 北문제 타결 기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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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9 13:48:56 수정 : 2017-10-01 0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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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익·명예 추구… 김정은 자신의 능력 과신
중국 통한 해결 모색은 실패 가능성… 대화가 최선
경제적 통합 이뤄진 후에 통일·핵 폐기 논의 해야"
미국 주요 도시 순회강연에 나선 법륜 스님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워싱턴타임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환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으나 전쟁 위험이 커질수록 북한 문제를 타결할 기회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전쟁의 위험을 줄이고, 타결의 기회를 키워가야 할 때이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익과 명예를 분명하게 추구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신하고 있어 북한 문제 해결책이 쉽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 등 미국 주요 20개 도시에서 순회강연을 하는 법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WT)를 방문해 경영진과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톰 맥데빗 워싱턴타임스재단 회장, 래리 모핏 부회장, 양창식 이사, 장영철 홍보국장 등이 참석해 북한 문제와 세계 평화 운동을 주제로 환담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 문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미국이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크고, 멀리 봐야 북한 문제의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우선 중국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가 설명했다.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나라가 중국이어서 중국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법륜 스님은 “북한에서 권력 변화가 온다면 중국의 후원 세력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도 중국과의 연루 가능성 때문일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군부 등 핵심층에는 친중 세력이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중국이 북한의 대외 거래의 90%를 차지하지만, 북한은 자급자족 경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중국이 북한에 미칠 수 있는 경제적인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법륜 스님은 주장했다. 

그는 “대북 봉쇄로 고통을 줄 수는 있으나 북한을 붕괴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대북 봉쇄로 북한의 현 정권이 붕괴하면 친중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고, 중국이 북한에 안보와 경제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륜 스님은 “이것이 중국이 원하는 시나리오인데도 미국이 이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친중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의 향후 진로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이 중국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가면 남북한 간 긴장이 완화돼 한국의 대미 안보 의존도가 약화하고, 한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통일 한국이 친중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법륜 스님이 예상했다.


법륜 스님은 트럼프 정부가 내세우는 대북 군사 옵션도 성공할 확률이 극히 낮은 데다 성공을 해도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한국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이라크나 리비아와 다른 차원에서 무장하고 있는 데다 배후에 중국이 있어 미국의 대북 군사적 대응 수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이때에도 역시 친중 정부가 북한에 들어서게 돼 대북 군사 공격의 이익을 중국이 가져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를 통한 해법이 도덕적으로 옳고, 손실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대화에 나서는 전제 조건으로 대북 적대 정책 폐기, 체제 보장, 평화협정 체결,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폐기를 요구하면 이를 관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법륜 스님은 이 때문에 미국이 대북 요구 수위를 낮춰 핵확산 방지,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중단, 핵물질 추가 생산 동결 등을 요구하고, 미국이 북한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는 좀 더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가 살아나고, 남북 경제 협력이 확대되며 미국의 북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경제적 통합이 먼저 이뤄지고, 정치적 통합이 그 뒤에 올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한 간 통일 논의가 진행되면 그때 가서 핵을 폐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의 핵이 위험하지만 남북한 간 사이가 좋아지면 그것이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한 통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은 미국의 선택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법륜 스님은 “한국에 주한 미군이 남아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그 성격이 동북아 평화 유지군으로 바뀌게 될 것이고, 미국의 영향 아래에서 남과 북이 통일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륜 스님은 “한반도 평화는 아시아의 평화로 이어지고, 통일 한국이 중국 및 일본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사이에 동아시아의 경제 규모가 커져 1세기 정도가 지나면 문명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아가고, 거기에서 한국이 작지만, 중심이 될 수 있는 게 우리가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아니겠냐”고 한국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주요 도시 순회강연에 나선 법륜 스님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워싱턴타임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환담하고 있다.


글·사진=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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