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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과 구사일생의 신화 1934년 10월15일 중국 공산군이 정부군에 밀려 시작한 대장정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과정의 대표적인 서사다.

세계 최대 국가의 건국 서사답게 거기에는 무수한 ‘역사상 최대’ 또는 ‘역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선 1년간이나 적에게 추격을 당해 벌인 대장정 기간이 역사상 최장이고 그들이 걸은 1만2500㎞라는 길이도 역사상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그 희생자의 규모도 엄청나다.

홍군이 최초로 발족한 장시(江西)성의 루이진(瑞金)을 정부군이 총력을 기울여 토벌하자 견디지 못한 홍군 약 8만5000명이 1년간 도피의 장정에 나섰다. 그들이 이듬해 10월 중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에 도착했을 때는 약 10분의 1인 8500명 수준이었다.

그들이 장정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합세한 것을 감안하면 생존율은 구사일생(10%)에도 훨씬 못 미친 셈이었다.

그런 마당이니, 장정 중에 태어난 마오쩌둥의 딸을 사실상 버려야 했던 것도 작은 이야기일 뿐이다. 당시 마오의 부인 허쯔전(賀子珍)이 국부군의 맹추격을 받은 가운데 출산하자 아이를 어느 비어 있는 농가에 두고 떠난다.은화와 당시에는 현금 같은 아편 두 덩이를 두고 잘 부탁한다는 글을 남긴 채. 소설에서 보면 마오는 아이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연이 끝난다.

하지만 홍군은 그런 희생을 깔고 가면서 그들의 이념과 이상도 깔고 갔던 것이다.

그래서 장시성에서 싸울 때는 그 존재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홍군의 존재가 중국 전역에 알려지고, 이에 따라 지원자들이 급증해 단시일에 대장정의 손실을 메우고 남았다.

장정을 거친 약 1만 병력이 정예 중의 정예병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새삼 병력은 숫자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은 그 구사일생의 위험한 대열에 젊은이들이 참가할 때 승리는 이루어진 셈이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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