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국가의 건국 서사답게 거기에는 무수한 ‘역사상 최대’ 또는 ‘역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선 1년간이나 적에게 추격을 당해 벌인 대장정 기간이 역사상 최장이고 그들이 걸은 1만2500㎞라는 길이도 역사상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그 희생자의 규모도 엄청나다.
홍군이 최초로 발족한 장시(江西)성의 루이진(瑞金)을 정부군이 총력을 기울여 토벌하자 견디지 못한 홍군 약 8만5000명이 1년간 도피의 장정에 나섰다. 그들이 이듬해 10월 중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에 도착했을 때는 약 10분의 1인 8500명 수준이었다.
그들이 장정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합세한 것을 감안하면 생존율은 구사일생(10%)에도 훨씬 못 미친 셈이었다.
그런 마당이니, 장정 중에 태어난 마오쩌둥의 딸을 사실상 버려야 했던 것도 작은 이야기일 뿐이다. 당시 마오의 부인 허쯔전(賀子珍)이 국부군의 맹추격을 받은 가운데 출산하자 아이를 어느 비어 있는 농가에 두고 떠난다.은화와 당시에는 현금 같은 아편 두 덩이를 두고 잘 부탁한다는 글을 남긴 채. 소설에서 보면 마오는 아이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연이 끝난다.
하지만 홍군은 그런 희생을 깔고 가면서 그들의 이념과 이상도 깔고 갔던 것이다.
그래서 장시성에서 싸울 때는 그 존재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홍군의 존재가 중국 전역에 알려지고, 이에 따라 지원자들이 급증해 단시일에 대장정의 손실을 메우고 남았다.
장정을 거친 약 1만 병력이 정예 중의 정예병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새삼 병력은 숫자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은 그 구사일생의 위험한 대열에 젊은이들이 참가할 때 승리는 이루어진 셈이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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