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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유령 이발사' 공포, 주민 시위·폭력 사태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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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2 13:10:11 수정 : 2017-10-12 13: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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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도 카슈미르서 성난 군중 맞닥뜨렸다 구조돼
인도에서 의식을 잃은 사이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르며 이른바 '유령 이발사' 공포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태가 주민 시위와 집단 폭력으로 번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의 히말라야 지역 경찰은 최근 이 일대에서 괴한에 의해 강제로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신고를 최소 40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라자스탄주, 수도 델리 등지서도 이와 유사한 증언이 최근 몇 달 동안 터져 나왔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자경단을 꾸려 흉기로 무장한 채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카슈미르 경찰은 자경단을 자처하는 이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낯선 사람들을 위협하는 통에 관광객 등 최소 12명이 구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인도를 방문한 한국인 20대 남성 관광객 1명도 최근 유령 이발사로 오인돼 성난 군중에 둘러싸였다가 경찰의 개입으로 현장을 벗어났다.

이 남성과 영국, 호주, 아일랜드인 등 6명으로 구성된 관광객 일행은 지난 8일 새벽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 도착해 숙소를 찾아 헤매다가 '유령 이발사'를 찾던 주민들과 맞닥뜨렸다.

이들을 태웠던 운전기사는 "목적지에 이르러 한 명이 호텔을 확인하러 갔다가 돌아와 문을 열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그 뒤 몇 초 만에 주민 1천여 명이 몰려왔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일부 이성적인 주민들과 경찰의 노력으로 이들 일행이 다치지 않았으며 2시간여 만에 호텔로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주민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사례도 몇 명 있다고 설명했다.

주인도 한국대사관의 손동영 영사는 "인도 잠무-카슈미르 주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등으로 애초부터 여행경보 단계상 '여행금지' 바로 아래인 '철수권고'에 해당하는 지역"이라며 "특히 지난해부터 카슈미르 분리주의 시위가 격화하면서 주민들의 집단행동과 경찰과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이 지역 여행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일에도 스리나가르 등에서는 경찰의 '유령 이발사'사건 대처에 불만을 표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연막탄 등 진압 장비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5살 어린아이가 크게 다치기도 했다.

아직 유령 이발사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카슈미르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세력은 마을을 이동하며 은신처로 삼는데, 이번 사건으로 마을 사람들이 외부인에 대한 경계를 높이면서 이들의 활동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유령 이발사에 관한 정보 제공자에게 주는 제보 포상금을 기존의 두 배인 60만루피(약 1천만원)로 올렸다. 정부도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각 지역 정부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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