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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득기심즉복지(得其心則服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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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2 21:25:13 수정 : 2017-10-12 2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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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민심의 바다’에 배를 띄워야 한다. 그래야 뜻한 바를 이룰 수 있고 오래 갈 수 있다. 물론 물은 배를 띄우지만 엎기도 한다고 순자는 일갈했다. 지도자를 자처하는 이들은 민심이라는 물을 잘 대해야만 노도(怒濤), 곧 성난 파도를 마주하지 않고 순항한다는 경책이다.

그렇다. 만사 민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가권력이든 기업경영이든 매한가지다. 사람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 상품을 내놓아도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속일 수 있을지라도 금세 빛을 잃게 된다.

특히 국가경영에 깊이 새겨둬야 할 게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를 도와 신생 왕조의 사상과 제도를 설계했던 정도전은 ‘삼봉집’에서 군주의 도덕성과 함께 천의와 민심을 중시해 이렇게 남겼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은 복종하지만,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은 임금을 버린다(得其心則服之 不得其心則去之).”

취임 반년을 향해 가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이른바 민심 키워드다. 추석 민심에서 나타났듯 북한 핵·미사일 발사와 대북제재로 이어지는 안보불안, 서민들의 기본생계 불안정,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일자리 창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상상외로 크다.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제품의 중국 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상향 조정 등으로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들의 우려가 크다.

문재인정부는 정권교체가 여야가 바뀐 데 지나지 않는다고 국민이 느끼게 해선 안 된다. 권력의 오남용을 막을 통치체제 개편, 성장 엔진 활성화를 통한 경제 회복, 한반도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 조정과 외교안보상의 주도권 확보 등에 대한 고뇌가 요청된다.

시경(詩經)의 한 구절을 보자.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면, 이를 일러 백성들의 부모라 한다(民之所好 好之, 民之所惡 惡之, 此之謂民之父母).” 울림이 깊고 유장하지 않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得其心則服之 :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은 복종한다’는 뜻.

얻을 득, 그 기, 마음 심, 곧 즉, 좇을 복, 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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