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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동상이몽’… 車·IT업계 협력속 경쟁

입력 : 2017-10-15 21:29:24 수정 : 2017-10-15 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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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시장’ 시각차
자율주행차는 미래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 차량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더 빠른 길을 찾아내면서 명절 고향 가는 길이 더 빨라질 수 있고, 교통법규 준수가 늘면서 교통사고가 줄어들 수도 있다. 차량을 직접 소유하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도심에서 주차장이 사라지고, 이 공간을 녹지가 채우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자율주행차는 미래사회와 산업지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여겨진다. 그만큼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업계만의 이슈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은 미래 먹거리”… 사회변혁 예고

국내에서는 완성차 기업 중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면허를 취득했고,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반 기업 중에선 네이버가, 통신업체로는 SK텔레콤이 각각 첫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도로 시험주행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율주행차가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향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는 주로 운전자의 관점에서 자율주행차를 바라보고 있다.

15일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 사고의 감소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차 사고 통계를 보면 90% 이상이 운전자 과실”이라며 “자율주행차가 만들어지면 사고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변화 요소로는 도로의 혼잡도 개선 등을 통한 교통의 효율성을 들었다.

네이버는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활성화되면 자동차의 소유개념이 희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이 운전자를 내려준 후 특정 장소로 이동해 대기하거나 다른 사람을 태우기 위해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주차장도 대폭 줄면서 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대안들이 연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 사고의 감소로 기존 차량 보험산업이 붕괴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실험한 결과 차량 수요가 80∼90% 감소했고, 사람들의 차량 미소유로 인해 주차공간을 공원이나 주택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운전자’가 ‘탑승자’로 바뀌면서 차량 내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도 네이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정보 기반 기업답게 네이버는 차량 내에서 더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가 운전자가 사라지는 시장을 꿈꾸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상업용 시장에서 우선 차량을 공유하는 ‘카 셰어링’이 활성화될 것이며 운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앞으로도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신기업인 SK텔레콤 차량기술연구소의 서정석 연구원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는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꼽았다. 특히 고령자 장애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같이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국가에서 자율주행기술이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완성차 제조사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자율주행차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차량과 다른 사물 간의 네트워크 연결, 차량 관제 기술, AI, 지도, 클라우드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완성차 업체가 운전석이 있는 조건적 반자율주행을 목표로 안전성 증진과 운전하는 재미에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IT업체는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차량을 움직이는 사무실이나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편의성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잡은 완성차·ICT 기업… 미래엔 경쟁자

관점에 일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자율주행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완성차와 ICT업계는 연합을 맺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의 음성인식 기반 지도 검색기능을 제네시스 G70에 적용했다. SK텔레콤은 기아자동차와 함께 음성인식기술을 선보인 바 있고, BMW와 함께 ‘5G 커넥티드카’를 세계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또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율주행을 위한 초정밀지도 개발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에 이어 통신업체 중 두 번째로 임시 자율주행면허를 확보한 KT도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고 자율주행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자율주행차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2022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도 세웠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완성차 업체는 아니지만 차량 공유업체인 ‘그린카’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어웨이’를 선보였다. 어웨이에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음원을 재생하거나 길을 찾고 차량 상태 및 운전패턴 기반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 간의 관계가 언제까지 우호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자율주행, 자동차산업의 빗장을 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수준이 높아질수록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이를 기반으로 상황 판단과 차량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면서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IT 업체의 영향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다양한 기술이 집대성돼야 하고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는 자동차 제조기술을 IT업체들이 앞서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대표 IT기업인 구글은 2009년부터 일찌감치 자율주행차 연구를 시작, 완성차 업체들을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2020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최근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조직을 독립 부서로 확대했다.

완성차 업체 중에선 포드와 BMW가 2021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 등 다른 업체들도 속속 출시 목표를 앞당기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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