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는 급등한 보안 비용과 예산 낭비로 골머리를 앓았다. 사막도시에 세워진 겨울스포츠 시설들을 재활용하는 것도 문제였다. 시는 파산에 직면했다. 그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밋 롬니가 조직위원장을 맡아 칼질했다.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여세를 몰아 그는 주지사가 되었고 공화당 대선후보까지 올랐다.
일본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성공의 전환점으로 삼으려 했다. 경기장 6곳 중 4곳을 최신식으로 건설했다. 경기장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비용으로 30조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혈세를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됐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올림픽 역사상 최대 금액인 55조원을 투입했지만 소치는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실패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평창은 무주를 비롯한 이웃 지자체들과는 견원지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치 성공을 위해 비자금사건으로 묶여 있던 이건희 삼성회장을 ‘원포인트 사면’시켜 주었다가 본전도 찾지 못했다. 조양호 조직위원장은 대한항공 직원들을 조직위에 파견하는 등 대회 성공에 목맸으나 최순실파에 밀려 중도하차했다. 최씨 일가가 동계올림픽을 쥐락펴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조차 알레르기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닥을 기는 입장권 판매 실적에 국민감정이 녹아 있다. 스키점프대 밑에 대형 온천수영장을 만들고, 슬로프를 산악자전거 루트로 전환시켜 4계절 놀이터로 만들어야 한다. 밋 롬니만큼이나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구세주가 필요하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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