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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계신공구(戒愼恐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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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9 21:21:52 수정 : 2017-10-19 21: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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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파행의 연속이다. ‘적폐 청산’과 ‘좌편향 편파 국감’ 논란 등으로 난항인 것이다. ‘정치권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민심과는 동떨어져 있다. 나라 안팎 안보·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여야는 ‘정치리스크’마저 키우고 있다. 국정을 논하는 지도자들의 자세가 바뀌어야겠다. 당리당략과 차기 선거 당선만을 의식한 언행이 아닌, 미래 대한민국 공동체에 눈을 뜨는 자세가 요청된다.

그럼 존경받는 지도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공자와 노나라 대부 계강자 사이의 문답을 들어보자. 계강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백성들이 나를 따르고 충성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당신이 백성들을 대할 때 믿음직스럽게 하면 자연히 공경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부모에게 효도하고 아랫사람에게 자비를 베풀면 백성들은 충성할 것입니다.(臨之以壯則敬 孝慈則忠)” 세상사 이치가 이러함에도 우리의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여간 큰 실망을 안겨주는 게 아니다. 안타깝다.

“이치와 사정을 살펴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度理思情制政儀). 제도를 만들고 명분이 바로 서면 백성이 스스로 살아간다.(立法成名民自治)” 정치지도자에게 주는 관자의 충고다. 생산적 국감을 위해선 여야 정쟁을 지양해야지만, 피감기관을 대하는 여야 의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려는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 공부하지 않은 의원일수록 호통부터 치고 본다는 걸 국민은 안다. ‘채근담’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남의 잘못을 따질 때 너무 엄해선 안 된다. 그 충고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히 할 것을 잊지 마라.(功人之惡 毋太嚴 要思其堪受).”

물론 정치지도자는 비단 국감장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비판받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국민 혈세를 아껴 쓰고, 국리민복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국감이 두려운 장소는 아닐 것이다.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사계(沙溪) 김장생 선생은 “경계하고 삼가며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戒愼恐懼)”고 타일렀지 않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戒愼恐懼 : ‘지도자는 경계하고 삼가며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

경계할 계, 삼갈 신, 두려울 공, 두려워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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