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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사드사태, 근거 없는 낙관론 경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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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5 21:20:53 수정 : 2017-10-25 23: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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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천하 시대’ 연 시진핑 “핵심이익 양보 없다” 중국에 ‘시진핑(習近平) 1인’ 천하가 도래했다. 공산당 헌법인 당장(黨章)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명칭으로 시 주석의 이름이 삽입됐다. 역대 지도자 중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만이 통치이념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당장에 올렸다. 그의 위상이 마오쩌둥·덩샤오핑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오는 게 빈말이 아닌 것이다. ‘시진핑 사상’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어린 학생들이 그의 말과 글을 배우게 된다. 그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시진핑 집권2기’는 이렇게 시 주석의 절대권력과 함께 출범했다. ‘시진핑 집권2기’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정치·경제·외교 등 각 부문 대변혁이 예상된다. 특히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정책, 경제, 외교기조 등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 중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꼬일 대로 꼬인 양국 관계를 푸는 관건이다.

수십 번을 곱씹어 봐도 사드 갈등의 1차적인 책임은 중국에 있다. 원인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고 몽니만을 부린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의 ‘근거 없는 낙관론’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점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거부감을 애써 무시하고, “우리가 잘 설명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안이한 대처를 불러온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처음 밝혔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결국 중국이 이를 수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존재했다. 중국과 돈독한 관계에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을 막지는 못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한국 정부가 들어선 만큼 중국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여기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은 진행형이다. 오히려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결정으로 더욱 냉랭해졌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중국 사드 보복의 핵심은 두 가지다. 롯데마트 제재와 단체관광 금지다. 롯데마트는 중국 철수를 결정했다. 단체관광 금지만이 남았다. 중국 당국은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려는 의지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집권2기 출범과 맞물려 또다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는 사드 갈등은 19차 중국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권력집중을 위한 중국 당국의 전략이라느니, 양국 관계 파탄을 중국이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는 논리가 동원된다. 집권2기 출범을 계기로 풀릴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은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발전을 도모하지는 않겠지만 정당한 권익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핵심이익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사드를 핵심이익과 연관해서 보고 있다. 사드 배치가 전략적 이익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이 포기할 수 없는 정당한 권익’에 해당한다. 지금은 시 주석의 말이 곧 법인 세상이다. 시 주석이 직접 13억 중국인들에게 핵심이익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사드 해결은 난제다. 위기관리의 첫 번째 항목은 “최악의 상황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드도 마찬가지다. 사드 해결이 점점 요원해지는 상황에서 ‘근거 없는 낙관론’으론 절대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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