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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쪽빛바다 가득 우주비행의 꿈

입력 : 2017-10-28 17:28:39 수정 : 2017-10-28 17: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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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끝 우주센터 전남 고흥 나로도 / 한적한 시골마을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나뉜다 / 나로도 우주센터까지 가는 길, 아름다운 남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9년 8월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하늘을 향해 발사됐다. 우리 기술이 접목된 우주발사체가 처음으로 우주로 비행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비행은 성공하지 못했다. 발사체 이상으로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010년 6월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발사체는 이륙 후 2분여 지나 공중폭발하며 추락했다. 우주로 향하는 꿈도 추락하는 듯싶었다. 약 3년 후인 2013년 1월 3차 발사가 추진됐다. 나로과학위성을 실은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다시 한 번 화염을 내뿜었다. 수차례 실패 끝에 찾아온 성공이었다. 그동안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 외국의 기술을 빌린 우주발사체 제작을 이제는 우리 자력으로 이뤄내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무인위성을 실은 발사체지만, 조만간 사람을 태운 유인위성을 한국에서 발사할 날이 올 것이다. 나아가 우주 관광이 시작된다면 그 출발지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다. 꿈이 현실이 되는 곳이다.

나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아름다운 남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 남도 끝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나뉜다. 뭍과 인접한 곳이 내나로도, 내나로도를 지나면 외나로도다. 고흥 뭍과 내나로도를 잇는 나로1대교와,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나로2대교가 있어 외나로도 끝에 있는 나로우주센터까지 차로 갈 수 있다.

우주센터에 가더라도 사실 발사장 등은 들어갈 수 없다. 입구에 있는 우주과학관에서 간접 경험을 해야 한다. 멀게 느껴지는 우주를 다양한 체험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조성한 곳이다.

유람선에서 본 실물크기의 나로호 모형과 우주과학관 전경.
우주에서의 기본 운동 원리인 진공과 중력 등을 실험 장치를 통해 경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로호가 발사될 때의 진동을 실제로 느낄 수 있다. 실제 크기의 3분의 1로 축소한 나로호 발사체 아래에 있는 철판 위에 서면 발사 때의 진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2층엔 우주인들이 체류하며 우주 과학 실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재현해놨다.

우주과학관에 전시된 실물크기의 나로호 모형.
야외엔 실물 크기의 나로호 모형과 나로호 개발 전 우주발사체 개발의 모체가 됐던 KSR 과학 관측 로켓 등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지만 내나로도와 외나로도 모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우주센터까지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남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나로도는 조선시대에 국가가 관리하는 말 목장이 섬 곳곳에 있어서 나라섬이라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지명이 한자로 바뀌면서 음을 따 나로도가 됐다.

내나로도 포스코수련원 산책로를 따라가면 쪽빛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내나로도 포스코수련원 인근에 있는 ‘가고파 그집’엔 남해를 풍광으로 차 한잔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가 있다.
차를 타고 가다 어디든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운 후 바다를 즐겨도 좋은 나로도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벗삼아 책을 읽기에도 제격이다. 내나로도 포스코수련원 인근에 있는 ‘가고파 그집’엔 남해를 풍광으로 차 한잔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가 있다. 펜션으로 운영되지만,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바다 감상을 할 수 있다. 포스코수련원에 있는 산책길을 둘러봐도 좋다. 일단 붐비지 않는다. 수련원 건물 뒤편으로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바다까지 내려갈 수 있다.

나로도의 아름다운 해상경관을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람선은 나로도항에서 출발해 섬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다시 나로도항으로 돌아온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외나로도의 해안은 땅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기암절벽의 연속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오면 가장 먼저 서답바위를 시작으로 곡두여라는 암초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에 솟은 바위와 드러누운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맷돌 형상을 하고 있다. 갯바위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전남 고흥 나로도의 아름다운 해상경관을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나로도 해안은 기암절벽의 연속이다. 부채를 펼쳐 놓은 것 같은 부채바위와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해안 절경이 줄줄이 나타난다.
오는 31일 고흥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와 가마터의 유물 등을 전시하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 문을 연다.
곡두여를 지나면 부채를 펼쳐 놓은 것 같은 부채바위와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해안 절경이 줄줄이 나타난다. 특히 유람선을 타면 우주센터 발사장을 볼 수 있다. 사자바위를 지나면 보이는 언덕 위에 첨탑 3개가 서 있다. 피뢰침들이다. 발사장은 육지에선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한 곳으로, 우주발사체 발사 시 유람선이 최고의 관람 명당이었다.

 
이맘때 고흥에선 유자들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유자는 고흥의 대표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유자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고흥에선 삼치를 회로 먹는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삼치를 김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현대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우주선의 외형은 세라믹이다.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나갈 때 공기와 마찰로 수천도의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버티는 금속은 없다. 그래서 사용되는 것이 세라믹인데, 이것의 원형이 바로 유약 등을 발라 고온에서 깨지지 않게 구운 도자기다. 우주센터가 있는 고흥에 선조의 첨단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고흥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와 가마터의 유물 등을 전시하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 오는 31일 문을 연다. 이맘때 고흥에선 유자들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유자는 고흥의 대표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유자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또 삼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 때 나로도항은 삼치의 어업전진기지였다. 날씨가 추워지면 삼치가 최고로 맛있을 때다. 삼치는 잡히자마자 죽는 급한 성격의 물고기지만 고흥에선 삼치를 회로 먹는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삼치를 김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고흥=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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