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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전욕난성(專欲難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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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6 21:23:28 수정 : 2017-10-26 21: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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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재상의 롤 모델 격인 관중-. 그의 어록을 적은 ‘관자(管子)’ 목민(牧民) 편은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政治所興 在順民心 政治所廢 在逆民心).”

그렇다. 백성의 마음, 곧 민심이야말로 지도자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자 치국의 원천이다. ‘민유방본 본고방녕(民惟邦本 本固邦寧)’이다.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게 된다는 뜻이다. ‘서경(書經)’에 있는 말이다. 백성이 국가의 뿌리임을 밝히는 민본(民本)사상이다.

그 핵심 덕목은 위민(爲民), 곧 백성을 위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 개국의 설계자이자 조선의 최고법전인 ‘조선경국전’을 편찬한 정도전이 추구했던 사상이기도 하다. 그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낙생(樂生)에 있다 했다. 즉 백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북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도자를 부모처럼 따르고 나라를 뒤엎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녹아 있다.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통합과 상생의 길을 찾자는 점에서 출범한 공론화위원회는 “건설 재개, 원전 축소, 보완 조처”라는 권고를 정부에 제시했다. 문재인정부가 민심을 수렴하면서 장기적 탈원전 명분을 챙겼다.

대체로 공론화 과정이 숙의민주주의의 좋은 본보기를 보였고 갈등 관리방안을 새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시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걸핏하면 폭력적 충돌에 의지하던 과거의 문제 해결방식이 아닌, 충분한 대화를 통한 사회갈등 해결의 전범(典範)이 마련된 것이다.

반면 그간 민심을 도외시한 채 자기 과시욕에 사로잡힌 지도자들은 어떠했는가. 국정은 혼란에 빠지고 자신은 패가망신했음이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춘추좌씨전’은 이를 일찍이 꼬집었다. “무리의 분노는 거스르기 어려우니 억지 부리지 말라. 자기 욕심만 부리면 어떤 일도 이루기 어렵다(衆怒難犯 專欲難成).”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專欲難成 : ‘자기 욕심만 부리면 어떤 일도 이루기 어렵다’는 뜻.

오로지 전, 하고자할 욕, 어려울 난, 이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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