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중력 6배를 버텨라”… 험난했던 최종관문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7-10-28 11:00:00 수정 : 2017-10-28 11:00: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항공우주의료원 비행환경적응훈련 / 빠르게 회전하는 곤돌라서 중력 체험 / 압박 못 이기고 기절 하는 경우 적잖아 / 비행착각훈련·저산소 훈련 등 수료해야 전투기 비행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비행 중 정신을 붙잡기 위해 늘 자신을 연마해야 하고 ‘제6기 국민조종사’도 비행환경적응훈련을 통과해야 했다.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공군의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국민조종사 선발의 최종관문인 비행환경적응훈련이 진행됐다. 베테랑 조종사들도 3년마다 찾는 곳이다. 이날 의료원에서는 조종사들이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비행환경에 대한 실습교육이 진행됐다.
일명 ‘곤돌라’로 불리는 가속도 내성 강화 훈련장비는 빠르게 회전하면서 중력가속도를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공군 제공

중력가속도 적응훈련인 일명 ‘G-테스트’가 가장 악명이 높다. 평소의 중력이 1G인데 이 훈련에서 6∼9G를 극복해야 한다. 최신 전투기인 F-15K 조종석과 비슷한 환경을 갖춘 장비에서 실전적인 가속도 훈련이 이뤄진다. 6G에서 20초를 견뎌내야 통과할 수 있는데, 이때 자신의 몸무게의 6배의 압박이 가해진다. 원심분리기처럼 빠르게 회전하는 일명 ‘곤돌라’ 안에서 실제 비행환경과 비슷한 중력 가속도를 체험하는데 압박을 못 이겨 ‘블랙아웃’(기절)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탑승 전 ‘윽! 크흐’ 소리를 내는 특수 호흡법을 연습하는데, 중력 부하가 과도해지면 장비의 원심력에 의해 피의 대부분이 다리 쪽으로 쏠려 머리의 혈류는 거의 끊긴다. 산소를 머금은 피가 뇌에 돌지 않아 기절하는 것이다.
지난 9월 27일 국민조종사 후보자들이 충북 청주의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고공 저압 훈련을 받고 있다. 공군 제공

비행착각 훈련, 고공 저압(저산소) 훈련, 비상탈출 훈련 등도 수료해야 한다. 비행착각 훈련은 조종사들이 눈과 귀 등 신체가 전달하는 ‘제한된’ 균형 감각 정보가 아니라 계기장비에 의지해 조종하도록 고안한 훈련이다. 고공 저압 훈련장에선 조종사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2만5000피트(7620m) 고도에서 느끼는 신체 변화를 점검한다. 산소마스크를 떼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문장을 종이에 반복해 적거나 세자리 덧셈·뺄셈 등을 한다. 저산소증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2∼4분이 지나면 글씨 쓰는 속도가 느려지고, 간단한 계산도 어려워진다.

항공우주의료원은 국내 유일의 비행환경적응훈련 기관으로 육군과 해군 공중근무자를 포함해 공군 조종사·민간인 조종사 등 연간 2500여명의 교육수료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국산항공기의 해외수출이 이어지면서 외국군 조종사에게도 훈련을 지원한다.

김선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