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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성숙한 사회’ 결국 시민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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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7 18:45:42 수정 : 2017-10-27 21: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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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어느 때보다 성숙한 연대의식을 보였던 시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IMF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5회에 걸쳐 보도한 심층기획 ‘시민에서 답을 찾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지난해 이맘때 시작된 ‘탄핵촛불집회’는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감동 그 자체였다. 세대와 이념 차이 등을 떠나 하나가 된 국민의 위대한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거의 모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농단세력을 겨냥해 저마다의 가슴이나 손에 ‘민주주의의 촛불’을 들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헌법 1조1항)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2항)는 헌법정신을 평화적으로 구현했다. 그렇게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개개인의 삶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집단이기주의 등 자신들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는 데만 급급하거나 상대적 약자에게 알게 모르게 가하는 ‘갑질 문화’에 둔감한 현실이 여전하다. 이념·세대별 분열 양상 등 공동체를 위해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에 인색한 장면도 마찬가지다.

특히 촛불민심의 뜻을 새겨 국민통합과 정치·경제·사회제도 개혁에 힘써야 할 정치권은 정말 ‘노(NO)답’이다. 공격과 수비 위치만 바뀌었을 뿐 여야가 예의 반목과 증오의 정치에 여념이 없다.
최형창 특별기획취재팀 기자

이러니 일각에선 “역시 민주공화국보다 아귀다툼의 ‘갈등공화국’이 더 어울리는 ‘헬(지옥)조선’답다”고 자조한다. 단언컨대 국민 개개인의 시민성이 발휘되지 않으면 이러한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정치권 등 사회 전반의 혁신은 결국 시민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저녁이 있는 삶’도 회사와 근로자 모두 변해야 가능하듯 우리 사회의 총체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 단추는 깨어 있는 시민”이라고 한 스웨덴 린네대 최연혁 교수(정치학)는 시민 자격의 기초로 참여와 책임성, 연대의식, 준법정신, 합리적 사고와 비판, 관용을 제시했다. 우리가 ‘촛불광장’에서 봤던 가치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민성이 생활 속에서 잘 구현되지 않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수준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건강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남은 단추들을 제대로 끼우는 일도 시민들 몫이다.

최형창 특별기획취재팀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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