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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명박(MB)정부 출범 초 ‘얼리 버드’ 열풍이 거셌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주재 각종 회의가 오전 6∼7시에 열렸다. 춘추관의 한 행정관은 매일 새벽 4시쯤 출근했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언론사 주요 기사를 스크랩하기 위해서다. ‘워커홀릭’ MB 일과는 꼭두새벽에 시작됐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직원의 근무 자세는 남다르다. 출퇴근 시간 구분이 없다. 박근혜정부 초기 북한의 3차 핵실험 여파와 도발로 위협이 고조됐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장기간 청와대 지하벙커에 머물며 야전침대에서 잠을 잤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2013년 8월 임명된 이후 거의 매일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때우며 ‘대기 모드’를 유지했다. 그 덕을 이정현 홍보수석이 톡톡히 봤다. 잔고가 두둑한 김 실장 법인카드를 종종 빌려 업무비로 충당했다. 그러나 과거 정권 청와대 행적의 상당 부분은 ‘선의’와 어긋나며 온갖 혐의로 적폐청산과 단죄의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는 지난 9년간 보수정당이 ‘청와대 2중대’ 노릇이나 하며 웰빙에 젖어 타락한 잘못이 적잖고 정권을 잃은 탓도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5월 “자유한국당은 웰빙 정당이었다”며 “대선 패배 후 당직자들에게 보너스 잔치를 했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누워서 침 뱉기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선 ‘닥치고 쉬는 것’이 미덕이 됐다. 칼퇴근은 물론 연차휴가를 다 써야 좋은 고과를 받는다. 그런데 요즘 사고가 잦다. 대통령 경호를 위한 특급 보안사항인 외부 일정이 문팬(대통령 팬클럽) 등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미리 게재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로 ‘깜짝’ 등장했는데, 경기장 도착 1시간 전부터 구체적 동선이 유출된 것이다.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동시에 청와대를 비우지 않는 ‘금기’도 깨졌다. 유사시 대통령을 대신하는 비서실장은 해외출장도 수행하지 않는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개의치 않고 25, 26일 문 대통령의 호남일정에 동행했다. 전남 장흥 출신인 임 실장의 ‘전남지사 차출설’이 나온다. 웰빙, 기강해이가 뭔 대수인가.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인데. 탁현민 행정관 고과가 궁금해진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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