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김여정이 北 권력 전면에 등장한 의미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7-11-06 21:24:55 수정 : 2017-11-06 21:24: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정은과 트럼프 간 막말전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따라 전 세계는 북한이 당 창건일(10월10일)을 전후로 과연 추가 도발을 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북한은 일반의 염려와는 달리 도발 대신에 내부 체제를 재정비하는 선택을 했다. 같은 달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의 정당성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에 대응한 지구전 체제 완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권력층을 대대적으로 세대교체 했다. 이번 개편의 백미는 30세에 불과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발탁한 것이라 할수 있다. 최룡해의 권한 강화,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 3분의 2 개편, 정경택 국가안전보위상 기용 등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가 김정은 정권 공식 출범을 위한 새로운 권력구조 포석의 장이었다면, 이번 회의는 김정은표 새 인물의 본격적인 수혈이 목적이다.

김여정의 전면 등장은 다소 이른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녀는 이미 10대 중반부터 김정일이 후계자군에 포함할 정도로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이와 관련해 2001년 7월 김정일의 방러 시 24일간 밀착 수행한 콘스탄틴 풀리콥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의 증언은 매우 생생하다. “자신이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 있느냐고 묻자, 김정일은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아들 1명, 딸 1명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인 김여정은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김정일의 병상과 영결식장을 줄곧 지켰으며,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에는 당 선전선동부에서 김정은 우상화를 주도해왔다. 

곽길섭 원코리아 대표
김여정은 이번에 권력 핵심 포스트인 정치국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북한 체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 막후 실세와 30·40대 당·정·군 신진 엘리트로 구성된 가칭 ‘강성대국 건설 상무조(TF)’를 조직하여 주도해 나갈 가능성도 상정해 볼수 있다. 이 TF는 3대 수령체제 완성과 강성대국 건설, 적화통일을 위한 당·정·군 인적 쇄신과 중장기 북한 발전 정책 수립을 주임무로 한다. 혹시 유사TF가 이미 가동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정일의 여동생이자 숙청당한 장성택의 처인 김경희는 42세에 당 중앙위원으로 선출돼 64세에 정치국에 진입했다. 이에 비하면 김여정은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이다. 북한 권력층은 과거 김경희의 비중을 알고 있는 데다 현재 살아있는 김여정의 권력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김여정으로의 권력쏠림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지만 그녀는 매우 영리하다. 자중자애하면서 오빠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물론 김정은 유고시에는 백두혈통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자리를 마다하지 않겠지만, 평시에는 3대 세습정권의 공고화와 4대 세습정권을 위한 후견인 노릇에 충실할 것이다. “인생 3대 악재 중에 소년출세가 첫째 악재”라는 말이 있다. 김정은, 김여정이 이를 어떻게 피해갈지 지켜볼 일이다.

곽길섭 원코리아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
  • 박은빈 '반가운 손 인사'
  • 고현정 '여전한 동안 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