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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문화재] 백제 제철유적과 기술 복원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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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09 20:54:17 수정 : 2017-11-09 20: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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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금속 중 하나가 ‘철’이다. 그러나 고대 사람들에게는 많은 양의 철을 보다 강하게 생산하는 기술을 구사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철은 기원전 2~3세기대에 처음 나타나지만, 생산단계는 기원 후 고대국가가 성립된 이후에 본격화된다. 최근 충주 칠금동에서 4세기대 백제 제철유적이 확인되었다. 그곳은 철광석 산지가 풍부하고 남한강의 수계가 인접해 있어 유통에 유리함과 동시에 연료를 제공하기 좋은 풍부한 산림이 있는 철 생산의 최적지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노(爐)의 구조는 매우 단순했다. 평면 형태는 원형이고 노의 벽체는 모래와 점토, 볏짚 등을 섞어 만든 반지하식 구조인데 규모는 내부 직경이 1~1.5m 전후한다. 이러한 노에서 철을 만드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철광석은 대개 철과 철 이외의 광물로 이루어져 있다. 철 이외 광물들은 열에 녹는 점이 철보다 낮아 빨리 노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고, 무겁고 녹는 점이 높은 철은 노 내에서 뭉쳐지거나 나중에 뽑아내는 원리이다. 노의 구조만 보았을 때는 단순하여 조업 재현도 쉽게 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실험은 만만치 않았다. 

전통 제철기술을 복원을 위한 ‘고대 철 생산 복원실험’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노는 내경(1m) 대비 약 2배의 높이(2m)로 상부구조를 만든다. 하단부에 토제 송풍관을 꽂아 풀무와 연결한 후 연료를 넣고 발판을 양쪽에서 밟아 바람을 노 내에 지속적으로 넣어 온도를 상승시킨다. 온도가 섭씨 1200도 이상이 되면 철광석을 넣기 시작하는데 철광석이 노의 상부에서 서서히 내려오면서 열을 받아 철과 그 외 불순물이 분리되기 시작하고 2∼3시간이 경과되면서부터는 바닥까지 내려와 철은 뭉쳐지고 불순물은 녹아 노 밖으로 빠져나오는 일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때 불순물이 노 밖으로 너무 많이 빠지면 철도 함께 빠져나와 얻어지는 철의 양이 부족하게 되고, 또 불순물이 노 밖으로 덜 나와도 노 내에서 철과 함께 불순물이 뒤엉키게 되어 순도 높은 철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 온도가 조금이라도 낮으면 불순물이 녹지 않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철까지 녹아버리고 말았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철의 생산기술의 변천을 단순히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조상들의 지혜를 찾기 위해 다가오는 11월 14일(화)에 실험을 실시한다. 이번 실험은 충주 소재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내 실험장에서 진행하며, 그 옛날 4세기대 조상들이 어떻게 철을 생산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지선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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