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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로 탄생한 2010년 조선…"지금의 치열함 담았어요"

입력 : 2017-11-11 03:00:00 수정 : 2017-11-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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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영 지음/멘토프레스/1만3000원
이방인의 성(城)/홍준영 지음/멘토프레스/1만3000원


조선시대를 무대로 한 SF소설이 나왔다. 패기 발랄한 젊은 SF작가가 조선을 무대로 쓴 경우는 드물다. 소설의 중심무대는 서기 2010년 건국 이래 619년째를 맞는 ‘조선’이다. 명나라 패망 이후 중원을 접수한 조선이 세계적 연회를 베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시아의 맹주국 조선, 주인공 크눕 하드니스 교수의 저택인 공중에 떠다니는 궁궐, 주인공이 만든 인공지능 인간, 조선의 최첨단 인공지능인 경복궁, 조선의 과학과 국방을 책임지는 최고연구기관 조선과학국방연구소와 99대 장영실 등 익숙한 듯 새로운 것들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마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조선편으로 보는 것 같다. 메인 플롯과 인물의 상관관계는 기본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다. 주인공 크눕 하드니스 교수는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오는 ‘필리어스 포그’의 패러디이다.
‘왜 조선으로 설정했는가’라는 물음에 저자 홍준영(사진)씨는 “(조선은)이상적인 국가다. 초보 수준이지만 인권을 존중하는 중세 국가다. 민본적이다”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낯설고 힘들다. 차라리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캐릭터들을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저자는 “조선은 세금을 통틀어 25%밖에 받지 않았다”면서 “어느 중세 국가가 세금을 25%밖에 받지 않았나? 일본만 해도 에도시대에 75% 세금을 걷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에 대해 모두들 오해하고 있다. 여성을 차별했다는데 그게 아니었다”면서 “경국대전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법적으로 여성 지위를 보장했다. 1392년 세워진 중세국가치고는 상당 수준의 인권국가였다. 당시 주변의 중세국가들은 모두 남자들의 소유물이었다”고 전했다.

저자는 특히 “고려시대에는 근친상간(왕족)도 있었고 계급도 세습했다”면서 “조선시대에는 16촌까지 결혼을 법으로 금했다. 계급사회도 아니었다. 누구든지 천민 빼고 시험을 치를 수 있었으며 능력에 맞게 관직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왕이 세종이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이상적인 나라였고 어떻게 플롯을 짜든 구성이 쉽게 잡혔다”면서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머리에서 생각이 멈추고 그래서 차라리 대체역사를 쓰자고 맘먹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품에서는 2010년 조선이란 허황된 세계가 펼쳐지지만, 그 안에서 치열하게 싸워가는 사람들 모습은 작품 너머에 있는 지금의 우리 세계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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