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깨물어보고 있다. 밀라노=AFP연합뉴스 |
또한 정현은 ‘차세대 스타’로 세계 테니스팬들의 머릿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는 투어 최종결승 대회인 ‘ATP파이널’에 진출한 알렉산더 츠베레프(20·3위)를 제외한 21세 이하 상위 랭커 7명과 개최국 이탈리아 특별시드 1명 등 8명이 출전해 8강 조별리그, 4강 토너먼트로 최강자를 뽑았다. 정현은 데니스 샤포발로프(18·캐나다·51위), 루블레프 등과 함께 소속된 A조에서 3전 전승 1위로 4강에 진출한 뒤 다닐 메드데베프(21·러시아·65위)와의 준결승, 루블레프와의 결승까지 1패도 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1회전에서 이긴 샤포발로프는 올해 로저스컵에서 나달을 꺾은 선수다. ‘빅4’ 이후 남자 테니스 정상을 놓고 자웅을 겨룰 동세대 경쟁자들에 한발 앞서 나가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향후 예상되는 테니스 규칙 변화에 정현이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준 것도 미래를 밝게하고 있다. ATP는 이번 대회에서 한 세트를 따내기 위해 필요한 게임 수 6게임에서 4게임으로 축소, 40-40에서 듀스 미적용, 서브 시간 제한 등 여러 실험적 규칙을 도입했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원하는 젊은 팬들을 위한 것으로 향후 테니스 규칙 전반이 이런 흐름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수비를 보유한 데다 실수가 적은 정현의 플레이 스타일은 새로운 규칙으로 펼쳐진 경기에서 한층 더 위력을 발휘했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하며 2017시즌을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정현은 “이렇게 의미 있는 대회 우승으로 시즌을 마쳐 기쁘고 이 대회가 앞으로도 좋은 대회로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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