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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후계자는 나야” 정현 ‘미래의 별’ 되다

입력 : 2017-11-12 21:30:37 수정 : 2017-11-12 21: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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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이하 상위 8명 격돌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 / 루블레프 3-1 꺾고 ATP 첫 제패 / 이형택 뒤 14년10개월 만에 정상 / 5전 전승 … ATP ‘차세대 스타’ 공인 / 흔들리지 않는 멘털… 탄탄한 수비 / 새 규칙 적응력 탁월… 미래 희망적 2000년대 들어 세계 남자테니스는 유례없는 황금기를 맞았다. 로저 페더러(36·스위스), 라파엘 나달(31·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 앤디 머리(30·영국) 등 ‘빅4’가 동시에 나타나 팬들을 사로잡았다. 다만, 한 가지 고민은 남았다. ‘빅4’가 30대로 접어들며 황혼기로 접어들었음에도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는 이런 고민의 해법으로 프로테니스협회(ATP)가 올해 창설한 대회다. 21세 이하 상위 랭커들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며 우승자는 ATP가 공인한 ‘차세대 스타’로 인정받는다.

정현이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깨물어보고 있다.
밀라노=AFP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미래의 별’을 뽑는 대회에서 정현(21·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4위)이 정상에 올랐다. 정현은 1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37위)를 3-1(3<5>-4 4-3<2> 4-2 4-2)로 제압했다. 상대의 서브에 눌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지만 이후 특유의 수비력이 살아나며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냈다. 3, 4세트는 정현의 끈질긴 수비와 강력한 백핸드샷에 루블레프가 흔들리며 자멸했고 결국 경기는 정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승리로 정현은 자신의 첫 ATP투어 타이틀을 따냈다. 이번 대회는 21세 이하로 출전자격이 제한되고 랭킹 포인트도 걸려 있지 않지만 ATP가 인정한 정식 투어대회다. 한국 선수가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형택의 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투어 이후 14년10개월 만이다. 정현은 우승 상금 39만달러(약 4억3000만원)를 거머쥐었다.

또한 정현은 ‘차세대 스타’로 세계 테니스팬들의 머릿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는 투어 최종결승 대회인 ‘ATP파이널’에 진출한 알렉산더 츠베레프(20·3위)를 제외한 21세 이하 상위 랭커 7명과 개최국 이탈리아 특별시드 1명 등 8명이 출전해 8강 조별리그, 4강 토너먼트로 최강자를 뽑았다. 정현은 데니스 샤포발로프(18·캐나다·51위), 루블레프 등과 함께 소속된 A조에서 3전 전승 1위로 4강에 진출한 뒤 다닐 메드데베프(21·러시아·65위)와의 준결승, 루블레프와의 결승까지 1패도 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1회전에서 이긴 샤포발로프는 올해 로저스컵에서 나달을 꺾은 선수다. ‘빅4’ 이후 남자 테니스 정상을 놓고 자웅을 겨룰 동세대 경쟁자들에 한발 앞서 나가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향후 예상되는 테니스 규칙 변화에 정현이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준 것도 미래를 밝게하고 있다. ATP는 이번 대회에서 한 세트를 따내기 위해 필요한 게임 수 6게임에서 4게임으로 축소, 40-40에서 듀스 미적용, 서브 시간 제한 등 여러 실험적 규칙을 도입했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원하는 젊은 팬들을 위한 것으로 향후 테니스 규칙 전반이 이런 흐름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수비를 보유한 데다 실수가 적은 정현의 플레이 스타일은 새로운 규칙으로 펼쳐진 경기에서 한층 더 위력을 발휘했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하며 2017시즌을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정현은 “이렇게 의미 있는 대회 우승으로 시즌을 마쳐 기쁘고 이 대회가 앞으로도 좋은 대회로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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